아산병원, NEJM 10번째 논문, 단일기관 최다
조기수술, 심혈관 사망 3% vs 보존 치료 24%
2019년 가이드라인 바꾼 연구, 장기효과 입증
강덕현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파이낸셜뉴스] 무증상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에서도 조기 수술이 장기 생존율을 크게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세계 최고 권위 학술지에 게재됐다. 특히 국내 단일 의료기관이 해당 저널에 10번째 논문을 올렸다는 점에서 학술적 위상이 다시 한번 입증됐다는 평가다.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강덕현 교수팀은 무증상 중증 대동맥판막협착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조기 수술의 장기 효과를 분석한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해당 논문이 25일(미국 현지시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NEJM)에 게재됐다고 26일 밝혔다.
NEJM은 피인용지수(IF)가 78.5에 달하는 세계 최고 권위의 의학 학술지로, 글로벌 치료 가이드라인 수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저널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이번 논문을 포함해 총 10편의 NEJM 게재 실적을 기록하며 국내 최다 기록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 성과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는 2010년 7월부터 2015년 4월까지 판막 면적이 0.75㎠ 이하로 좁아진 무증상 중증 환자 14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환자를 △진단 후 2개월 내 수술을 시행한 조기 수술군(73명)과 △증상 발생 시 수술하는 보존적 치료군(72명)으로 나눠 평균 12년간 장기 추적 관찰했다.
분석 결과, 수술 사망 또는 심혈관 사망 발생률은 조기 수술군이 3%에 그친 반면 보존적 치료군은 24%로 나타나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전체 사망률 역시 조기 수술군 15%, 보존적 치료군 32%로 절반 수준으로 낮았다. 심부전으로 인한 입원은 보존적 치료군에서 19% 발생했지만 조기 수술군에서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시간 경과에 따른 위험도 분석에서도 격차는 뚜렷했다. 10년 시점 기준 심혈관 사망 발생률은 조기 수술군 1%, 보존적 치료군 19%로 큰 차이를 보였다. 특히 보존적 치료군의 경우 5년 내 74%, 10년 내 97%가 결국 수술을 받거나 사망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2019년 강 교수팀이 발표한 ‘무증상이라도 조기 수술이 사망률을 낮춘다’는 연구의 후속 결과다. 당시 연구는 글로벌 진료 지침을 변화시키는 계기가 됐지만, 인공판막 내구성이나 항응고제 복용에 따른 장기 위험성 때문에 효과 지속 여부는 논쟁으로 남아 있었다.
연구팀은 “조기 수술 이후에도 인공판막 관련 합병증이나 항응고제 사용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낮게 유지되면서 생존 이점이 장기간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강덕현 교수는 “무증상 기간에도 판막 협착은 계속 진행되며 심장 기능이 손상된다”며 “증상이 나타난 이후에는 회복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진단 시점에서 조기 수술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최근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 연례학술대회에서 ‘Late Breaking Clinical Trial’로 선정되며 국제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결과가 향후 심장판막질환 치료 전략을 보다 선제적이고 적극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