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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삶 바꿀 TAVI 시술… 급여 확대해야"[Weekend 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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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진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

혈관으로 인공 판막 삽입하는 시술

개흉 수술 힘든 고령자에 유일 대안

1시간 시술로 일상 복귀 빠른 장점

만 80세 이상 또는 고위험군만 가능

보험 문턱 높아 치료 미루다 병 키워

의료계 "급여 기준 단계적 조정해야"

홍성진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가 TAVI 시술의 장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강중모 기자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년층에서 흔히 발생하는 심장 질환 중 하나인 대동맥판막협착증 치료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과거에는 가슴을 열어 판막을 교체하는 개흉 수술이 표준 치료였지만, 최근에는 혈관을 통해 인공 판막을 삽입하는 '경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TAVI)'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TAVI 시술은 2022년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환자 접근성이 크게 높아졌지만, 적용 연령 기준이 80세 이상으로 제한돼 있어 의료 현장에서는 확대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급여 기준 조정 논의가 예상되면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상 나타나면 1~2년 내 절반 사망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심장에서 전신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대동맥 입구의 판막이 좁아지는 질환이다. 주로 노화로 인해 판막에 석회화가 진행되면서 발생한다.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홍성진 교수는 "대동맥판막은 심장에서 나가는 혈액의 '문' 역할을 하는데, 나이가 들면서 판막이 굳어 잘 열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혈액이 제대로 나가지 못하면 심장에 압력이 증가해 심장 기능이 떨어지고 호흡곤란이나 흉통, 실신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질환은 증상이 나타난 이후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다. 홍 교수는 "증상이 시작된 환자의 경우 치료하지 않으면 1~2년 안에 절반 이상이 사망할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라며 "증상이 확인되면 가능한 빠르게 판막 교체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대동맥판막협착증 치료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흉부를 절개해 판막을 교체하는 외과적 대동맥판막 치환술(SAVR)이고, 다른 하나는 혈관을 통해 인공 판막을 삽입하는 TAVI 시술이다. TAVI는 주로 다리의 대퇴동맥을 통해 카테터를 삽입해 심장까지 접근한 뒤, 접혀 있던 인공 판막을 펼쳐 기존 판막을 대체하는 방식이다.

홍 교수는 "수술은 전신마취와 흉부 절개가 필요해 환자에게 상당한 부담이 되지만 TAVI는 카테터를 이용하는 시술이라 훨씬 덜 침습적"이라며 "전신마취 없이 시행할 수 있고 회복 속도도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치료 과정에서도 차이가 크다. 수술은 보통 3~4시간 정도 걸리지만 TAVI 시술은 약 1시간 내외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홍 교수는 "수술은 절개 부위 회복과 합병증 관리 때문에 입원 기간이 길어질 수 있지만 TAVI는 환자가 훨씬 빠르게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다"며 "고령 환자에게 특히 유리한 치료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가이드라인은 70세 전후, 국내는 80세

TAVI 시술은 도입 초기에는 수술이 어려운 고위험 환자에게만 적용됐지만 임상 연구가 축적되면서 대상 범위가 점차 확대됐다. 현재 주요 국가의 치료 지침에서는 70세 전후 환자까지 적용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건강보험 급여가 80세 이상 환자에게만 적용된다. 홍 교수는 "해외에서는 이미 70세 전후 환자까지 TAVI가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기준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임상 데이터와 국제 가이드라인 변화를 고려하면 기준 조정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기준 때문에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들이 치료 시기를 미루는 사례도 발생한다. TAVI 시술은 보험 적용 시 환자 본인 부담률이 약 5% 수준이지만, 급여 대상이 아닐 경우 비용이 3000만원 이상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일부 환자는 80세가 될 때까지 치료를 미루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홍 교수는 "75~79세 사이 환자들이 급여 기준 때문에 치료 시기를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며 "생일까지 기다렸다가 시술을 받는 사례도 실제로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기다리는 동안 질환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홍 교수는 "대동맥판막협착증은 증상이 갑자기 악화될 수 있는 질환"이라며 "치료 시기를 놓쳐 상태가 나빠진 뒤 시술을 받는 환자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의료진 협의로 치료 결정…보험 기준은 엄격

대형 병원에서는 TAVI 여부를 결정할 때 심장내과와 심장외과, 마취과 등이 함께 참여하는 하트팀(Heart Team) 방식으로 환자 상태를 평가한다. 세브란스병원 역시 심장외과와 심장내과 의료진이 정기적으로 회의를 열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결정한다.

홍 교수는 "수술과 시술의 장단점을 함께 논의해 환자에게 가장 적절한 치료를 결정한다"며 "두 치료법은 경쟁 관계라기보다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 옵션"이라고 말했다. 다만 현재 보험 기준에서는 '수술이 불가능한 경우'라는 조건 때문에 실제 적용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홍 교수는 "외과에서도 시술이 더 적합하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있지만 '수술이 불가능하다'는 조건을 충족해야 보험 적용이 되는 구조라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TAVI 급여 확대 논의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의료계는 치료 효과와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홍 교수는 "정책 결정에서는 무엇보다 환자에게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부작용은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그 다음이 환자 접근성과 건강보험 재정 문제"라고 말했다. 또 고령 환자의 삶의 질 측면에서도 TAVI 시술의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홍 교수는 "70대 중반 환자들은 여전히 사회 활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치료를 통해 건강을 회복하면 삶의 질뿐 아니라 사회적 비용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TAVI와 관련된 급여 기준을 한 번에 크게 낮추기보다 단계적 확대도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예를 들어 80세에서 바로 70세로 낮추기보다 75세 전후로 먼저 조정하고, 효과성이 데이터로 확인되면 추후 충분한 논의를 거쳐 선진국 수준으로 확대를 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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