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서 식사 즐기는 직장인 늘며 프로모션 다양
평일 퇴근 후 파인다이닝으로 ‘특별한 저녁’ 완성
봄맞이 점심 회식땐 ‘프리미엄 뷔페’ 만족감 최상
주말 아침엔 친구·가족과 여유로운 브런치 즐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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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분이 지나며 해가 길어지자 퇴근 후 바로 귀가하기보다 외식이나 모임을 즐기려는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짧고 굵게' 즐기는 저녁 모임, 기념일 파티, 팀 단위 식사 등 다양한 형태의 소규모 단체 수요가 확대되면서
호텔업계가 이를 겨냥한 맞춤형 F&B(식음) 프로모션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단순한 식사를 넘어 '공간·분위기·경험'을 함께 소비하려는 트렌드가 맞물리며
호텔 레스토랑이 새로운 모임 장소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반얀트리 서울 그라넘 다이닝 라운지 위켄드 브런치
■4~6인 공략, 쉐어링·페어링 중심 재편
26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최근 단체 고객을 겨냥해 '인원·시간·목적'에 따라 세분화된 상품을 내놓는 데 집중하고 있다. 과거 획일적인 코스 메뉴 중심에서 벗어나, 쉐어링 메뉴와 주류 페어링을 결합하거나 프라이빗 공간을 제공하는 등 경험 요소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특히 4~6인 단위의 소규모 그룹이 주류를 이루면서, 메뉴 선택의 자유도와 가격 합리성을 동시에 강조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먼저 웨스틴 조선 서울 중식당 '홍연'은 평일 저녁 직장인을 겨냥한 '주야장천(酒夜長川)' 프로모션을 운영한다. 고량주 또는 화이트 와인과 함께 어향가지, 꿔타두부, 유린기 등 대표 메뉴 중 3종을 선택해 즐길 수 있는 구성으로, 정상가 대비 약 35% 할인된 가격이 특징이다. 메뉴를 직접 고르는 방식으로 구성해 취향 차이를 고려하면서도, 주류와 음식의 페어링을 자연스럽게 유도해 '가볍지만 완성도 있는 회식' 수요를 겨냥했다. 특히 평일 저녁 한정 운영을 통해 퇴근 후 유입을 집중적으로 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중식 파인다이닝을 중심으로 한 '쉐어링형 코스'도 확대되고 있다. 레스케이프 호텔과 그랜드 조선 부산의 '팔레드 신'은 봄 시즌 한정 프로모션을 통해 딤섬과 동파육, 칠리새우 등 시그니처 메뉴를 함께 나눠 먹을 수 있는 구성을 선보였다. 여기에 레드와인이나 스파클링 와인을 곁들여 '식사+주류+분위기'가 결합된 미식 경험을 강조했다. 부산점의 경우 해운대 오션뷰라는 입지적 강점을 더해, 단순 식사를 넘어 '장소 소비'를 함께 유도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기념일과 소규모 파티 수요를 겨냥한 패키지도 강화되는 추세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은 4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프라이빗 다이닝 룸, 레터링 케이크, 풍선 데코레이션 등을 제공하는 '셀레브레이션 패키지'를 운영하고 있다. 별도의 준비 없이도 완성도 높은 이벤트를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생일이나 브라이덜 샤워 등 '목적형 모임' 수요를 적극 흡수하고 있다. 호텔 측이 공간 연출까지 패키지화하면서 고객의 준비 부담을 줄인 점이 특징이다.
프리미엄 다이닝에서도 '여럿이 나눠 먹는 경험'이 핵심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풀만 앰배서더 서울 이스트폴은 5인 기준 쉐어링 코스를 통해 드라이에이징 스테이크, 한우 안심, 제철 해산물 요리를 순차적으로 제공한다. 코스 전반에 봄 제철 식재료를 활용해 계절감을 강조하고, 불향을 살린 그릴 요리로 '경험적 요소'를 강화했다. 이는 단순 식사보다 '코스 전체를 즐기는 체류형 소비'로 고객 경험을 확장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조선호텔앤리조트 레스케이프 팔레드 신 중식 프로모션 이미지
■호텔도 '가성비' 승부…캐주얼 수요 흡수
캐주얼 수요를 겨냥한 상품도 눈에 띈다. 목시 서울 명동은 시그니처 메뉴인 '10달러 버거'를 앞세워 20개 이상 주문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단체 프로모션을 운영 중이다. 호텔 식음 공간의 문턱을 낮추고, 직장 동료·동호회·학생 모임 등 다양한 고객층을 흡수하려는 시도다. 특히 샐러드 제공과 감자튀김 무제한 리필, 음료 할인까지 더해 '가성비+경험'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다. 이는 최근 호텔업계가 고급 다이닝뿐 아니라 캐주얼 라인업까지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셀레브레이션 패키지 메뉴
■"짧고 효율적으로"…점심 단체 수요 공략
점심 시간대에는 단체 고객을 겨냥한 맞춤형 상품도 확대되는 추세다.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의 올데이 다이닝 '스펙트럼'은 6인 이상 예약 시 이용 가능한 '익스프레스 런치'를 도입했다. 이용 시간을 1시간으로 제한하는 대신, 뷔페 핵심 메뉴를 압축적으로 제공해 시간 효율성을 높였다. 여의도 금융권 직장인과 비즈니스 미팅 수요를 겨냥한 상품으로, '빠르게 먹고 이동하는' 업무 환경에 최적화된 형태다. 라이브 스테이크, 랍스터, 베이징덕 등 기존 호텔 뷔페의 강점을 유지하면서도 회전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목시 서울 명동 바 목시 10달러 버거 이미지 각사 제공
■주말 브런치까지…시간대별 수요 세분화
주말에는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 여유롭게 식사를 즐기려는 수요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은 '그라넘 위켄드 브런치'를 통해 쉐어링 애피타이저와 선택형 메인 디시를 제공하며, 주말 낮 시간대 체류형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 웰컴 드링크부터 디저트까지 이어지는 구성으로 '호텔형 브런치 경험'을 강화했으며, 다양한 메뉴를 함께 나누는 형태로 소규모 그룹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호텔업계가 단체 고객 공략에 적극 나서는 배경에는 소비 패턴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외식 물가 상승으로 단순 식사 빈도는 줄어드는 반면, 한 번의 소비에 더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경험 중심 소비'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회식 문화가 과거 대규모·강제형에서 소규모·자율형으로 변화하면서, 4~6인 단위의 프라이빗한 공간과 유연한 메뉴 구성이 중요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객들은 가격보다 '경험의 완성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호텔은 공간, 서비스, 메뉴를 결합한 복합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체 모임 수요를 흡수하기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호텔 F&B는 객실 외 을 창출하는 핵심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앞으로도 시간대별·인원별로 세분화된 상품을 통해 단체 고객을 확보하려는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