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선행지표’ 대차거래 잔고 25일 150조2372억원
공매도 거래대금도 1조2916억원에서 2조7229억원으로 증가
‘곱버스’ 기관·외국인 순매수…변동성 확대에 하락 베팅
증권가 “고유가로 인플레이션 우려…2·4분기 지표 영향”
다만 기업 펀더멘털 견고…“실적 훼손, 유동성 위축 없다”
사진=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최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되자 증시 하락을 예상하는 투자자가 늘어나고 있다. 대차거래 잔고가 150조원을 재돌파한 가운데, 지수 하락의 2배 률을 거두는 ‘곱버스’에 자금이 몰리는 등 조정 전망이 짙어진 분위기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대차거래 잔고는 지난 25일 150조2372억원을 기록했다. 대차거래 잔고는 지난달 26일 157조9299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140조원대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대차거래 잔고는 외국인이나 기관이 다른 투자자에게 일정한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주는 거래로 ‘공매도 선행지표’로 해석된다. 공매도는 대차잔고에 쌓여 있는 주식을 빌려 시장에 매도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대차잔고가 많을수록 공매도를 실행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된다.
공매도 거래 규모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 공매도 거래대금은 중동 사태 직후인 지난 4일 3조445억원에서 지난 17일 1조2916억원까지 감소했으나, 지난 23일 2조7229억원으로 증가했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 매도한 뒤 주가가 내려가면 싼값에 매수해 갚는 투자 기법으로, 향후 주가가 지금보다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유효하다.
중동 사태로 국내 증시에서 급등락세가 연출되자 단기 조정 국면에 베팅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양상이다. 특히 기관과 외국인은 최근 한 달간 ‘KODEX 200선물인버스2X’에 각각 3816억원, 233억원을 순매수했다. 해당 상장지수펀드(ETF)는 코스피 하락을 추종해 2배로 을 거두는 상품이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변동성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며 “코스피는 이달 들어 변동성 완화 장치인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가 다수 발동됐으며, 변동성 지표인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코스피)’도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선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이달 들어 국제 유가 기준 유종인 브렌트유가 90~100달러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미 한 달간 고유가를 보였던 만큼 물가 상승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 통행 차질이 지속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됐다”며 “연초 유가 급등에 따라 올해 2·4분기 인플레이션 경계심이 지속되고 있다. 물가 지표가 확인될 때까지 금리 인상이 우려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국내 증시 상승을 견인한 기업의 펀더멘털(기초 체력)은 훼손되지 않은 만큼, 중동 사태 종식시 재차 상승 국면이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강 연구원은 “전쟁으로 변동성이 확대된 국면이지만, 실적 훼손이나 유동성 위축과 같은 구조적 하락 요인은 확인되지 않고 있으며 코스피 기업들의 이익 전망치는 상향 조정됐다”며 “변동성 확대 국면을 활용한 분할 매수 전략이 유효해 보이는 가운데, 유가 추가 상승 등 주요 위험 요인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거 8차례 지정학적 불확실성 발발 이후 코스피 평균 주가 흐름을 보면, 이슈 발생 이후 20거래일 이후 지수가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다”며 “이달 들어 기관과 외국인이 코스피에서 대거 순매도를 진행했다는 점에서도 추후 수급 유입 여력도 충분한 상황이다”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