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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AML 힘 빼고 영업 올인"...신한은행 영업압박에 'ELS 악몽' 재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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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본점 인력을 영업점으로 대거 이동

자금세탁방지(AML) 베테랑도 영업으로 재배치

노조도 전사적인 영업 압박에 우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뉴시스

[파이낸셜뉴스] 신한은행이 자금세탁방지(AML) 조직을 본부로 격상한 지 1년여 만에 관련 인력을 영업점으로 대거 재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업력 강화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로 보이지만 금융당국이 자금세탁방지와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하고 있는 기조와는 엇박자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현장에서는 과도한 영업 압박에 '제2의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사태가 오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감지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올해 초 본점 인력을 대거 영업점으로 배치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지난 1월에 대규모로 본점 인원을 영업점으로 이동시킨데 이어 3월에도 본점 인원을 슬림화했다"며 "판매실적과 시장점유율이 부진해 본점 직원도 영업 현장에 배치하는 등 영업에 초집중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AML 분야에서 근무하던 베테랑 직원들도 영업점으로 이동하고, 빈 자리에는 신입이나 경력이 짧은 직원들이 배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지난해 4월 자금세탁방지부를 본부로 격상하며 AML 전문성을 강화했다고 밝혔지만 1년도 안 돼 베테랑 직원들을 비숙련 인력으로 대체한 것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최근 은행권에 내부통제와 AML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조직 인력을 현장 영업인력으로 돌리는 것은 정책 방향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근 사이버사기·가상자산 등 자금세탁 위험이 고도화·다변화 되면서 당국은 금융권에 AML 대응 역량을 높이라 연일 강조하고 있다. 특히 금감원은 올해 검사업무 계획을 공개하면서 민생침해범죄와 연계된 자금세탁 방지 점검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AML 업무를 시스템화하면 인력을 줄일 수 있겠지만 인력을 대체할 정도의 고도화가 돼있는 지는 의문"이라며 "AML은 사고가 나면 은행 평판과 제재 리스크로 바로 이어지는 영역인데 숙련 인력을 영업점으로 보내는 건 상식적이지 않다"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은행의 최전방이라고 할 수 있는 영업점에선 비정도 영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사실상 투자상품 강권 분위기가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다. 신한은행 영업점 직원 A씨는 "지인영업을 비롯해 각종 실적을 매일 표로 공유한다"며 "TM영업도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영업점에서는 가계대출 창구담당 직원을 1명만 남기고 펀드, 방카슈랑스, 상장지수펀드(ETF), 퇴직연금(IRP) 등 투자상품 판매에 영업력을 집중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강력한 가계대출 규제로 대출 영업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비이자이익 확대와 기업금융 중심 영업 강화로 방향을 전환하는 흐름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출금리 하락과 순이자마진(NIM) 축소로 이자이익 증가세가 둔화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16일 금융노조 신한은행지부도 내부 성명서를 통해 전사적인 영업 압박에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지부는 회사의 ETF 영업 압박에 대해 "ELS 과징금 사태로 비이자 상당 부분의 손발이 묶이자 이제는 ETF"라며 "홍콩 H지수가 급락할 것을 예상할 수 없었던 것처럼 이란 전쟁이 장기화된다면 ETF 또한 손실 사태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신한은행은 특정 투자상품 KPI 배점을 높인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영업 관련 성과를 하나의 항목 체계로 묶어 그 안에서 지점별로 강점이 있는 상품 판매를 통해 점수를 획득하는 구조로 운영된다는 설명이다. 투자상품, 기업대출, 퇴직연금, 카드 등 영업 상품이 동일한 KPI 풀(pool)에 포함되는 구조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내부통제나 소비자보호, 자금세탁방지 등 관리 기능이 약화되는 방향으로 인력 운영이 이뤄질 경우 또 다른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히 연임에 성공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신한은행장 재임 당시 자금세탁방지(AML) 인력을 두 배 가까이 늘리고, 교육을 강화했던 행보와 비교하면 최근 영업 중심 인력 재편은 이전 기조와 대치되는 모습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최근 캄보디아사태 등 초국경 범죄들이 늘어나고 있어 당국 차원에서 금융권에 AML 등을 항상 강조하고 있다"며 "신한은행이 어떤 취지로 인력을 재배치했는지 조사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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