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성수·용산 등 '한강뷰' 값어치는 얼마일까
같은 동이어도 한강뷰 따라 '아파트 한 채 값' 차이
공시지가 차이만 6억~8억원대…10억원 이상 가치도
강남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사진=뉴스1
"한강뷰가 얼마냐고요? 같은 단지, 같은 평수라도 거실 소파에 딱 앉았을 때 강물이 눈앞에 찰랑거리느냐, 아니면 앞 동 뒤통수만 보이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이죠. 특히 '풀 조망'이 나오는 집은 '부르는 게 값'이라고 봐야죠." (서울 서초구 반포동 A 공인 중개 관계자)
서울 '한강'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 자산 격차가 점점 커지고 있다. 한강 접근성에 따라 단지별 가격 차가 확대되는 것은 물론, 한강 조망권 유무에 따라 같은 동에 있는 같은 면적대 집도 수억원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안에 따르면, 정부가 산정하는 공시가격에도 '한강 프리미엄'이 정밀하게 반영됐다. 조망권에 따른 가격 편차가 가장 극명하게 나타나는 곳은 반포와 성수, 용산 등 초고가 주거 밀집 지역이다.
서초구 반포동의 대장주인 '래미안 원베일리'의 경우, 파노라마 한강뷰가 가능한 122동 고층 전용 133㎡의 공시가격은 60억3200만원이다. 그런데 같은 동, 같은 호수의 저층은 51억8600만원으로 8억4600만원의 격차가 났다.
용산구 이촌동의 '래미안첼리투스'도 전용 124㎡가 한강뷰가 보이지 않는 저층은 27억9700만원인 데 비해 고층은 36억5500만원으로, 공시지가 기준으로도 8억5800만원 차이가 났다.
강북권의 대표 하이엔드 단지인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도 비슷했다. 101동 전용 126㎡는 파노라마 한강뷰가 나오는 고층(44층)이 43억3100만원, 저층(2층)은 36억7900만원이었다. 같은 위치에 있지만 높이에 따라 6억5200만원 격차가 생겼다.
공시가격 현실화율이 69%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거래되는 한강뷰의 실질 프리미엄은 10억원을 웃돈다는 계산이 나온다. 서울 핵심지의 '파노라마 한강뷰'는 웬만한 아파트 한 채 값을 지불해야 얻을 수 있는 셈이다.
서울 전체를 놓고 보면 한강에 인접한 구와 그렇지 않은 구의 자산 격차가 확대되는 추세다.
올해 서울 자치구별 공시가격 변동률을 살펴보면, 한강에 인접한 8개 구(성동·양천·용산·동작·강동·광진·마포·영등포구)의 공시가격 변동률은 23.13%를 기록했다. 반면 한강에 인접하지 않은 자치구의 평균 상승률은 6.93%에 그쳤다.
실제로 '한강 나들목'에서 100m 멀어질 때마다 ㎡당 아파트 가격이 36만9000원 하락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지난해 12월 한국감정평가학회 감정평가학 논집에 게재된 건국대 연구팀의 '아파트 단지로부터 한강 나들목까지의 거리가 아파트 가격에 미치는 영향: 서울 강남구와 광진구 사례 연구'의 결과다.
이 연구를 진행한 연구진은 "최근일수록 한강에서 멀어질 때의 가격 하락 효과가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강화됐다"며 "시간 경과에 따라 한강 접근성의 자본화 강도가 전반적으로 강화되는 방향으로 이동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현장에서도 '조망권의 자산 가치화'가 앞으로 더욱 심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 등 각종 규제로 인해 '똘똘한 한 채' 현상이 부동산 시장에 뿌리내렸기 때문이다. 자산가들이 여러 개의 좋은 물건을 소유하기보다 '가장 좋은 한 채'를 보유하는 것을 더욱 선호하면서, 희소성이 있는 '한강뷰'의 가치가 더욱 극대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정비 사업지들이 설계 단계부터 한강 조망 가구 수를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주동 배치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결국 조망권이 단지의 브랜드 가치와 직결된다는 시장의 판단 때문"이라며 "특히 한 단지 안에서도 한두 가구 나오는 완전한 한강 조망 세대는 대체 불가능한 자산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