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미 매출 40% 이상 증가
혈액암 치료제 점유율 화이자 제쳐
"오리지널과 경쟁 이겨…신뢰 확보"
셀트리온이 개발한 혈액암 치료제 ‘트룩시마’가 미국 리툭시맙 계열 의약품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한국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첫 번째 미국 시장 1위 달성 기록이다.
14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트룩시마는 지난 2월 미국 처방량 기준으로 ‘리툭산’ 등 경쟁 제품을 제치고 선두를 차지했다. 점유율은 35.8%다. 리툭산은 스위스 로슈·제넨텍이 개발한 트룩시마의 오리지널 바이오의약품이다. 동일 바이오시밀러 제품으로 이전까지 미국 점유율 1위를 지켜왔던 미국 화이자의 ‘룩시엔스’의 처방량도 넘어서게 됐다.
트룩시마는 2019년 11월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트룩시마의 지난해 미국을 포함한 북미 지역 매출은 40% 넘게 증가해 3000억원을 넘어섰다. 오리지널 제품과 효능이 동등한 데다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 처방이 급증한 것이다. 트룩시마의 선전 비결은 ‘가격 경쟁력'이다. 셀트리온은 트룩시마를 미국에 출시할 당시 오리지널 의약품인 리툭산 대비 도매가를 약 10% 낮게 책정했다. 여기에 계약 할인 등까지 더해지면 실제 환자 오리지널 의약품과 실질적인 가격 격차를 벌렸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트룩시마가 오리지널 의약품을 비롯한 경쟁사 제품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에서 처방 점유율 1위를 차지함에 따라 제품 인지도와 선호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트룩시마
트룩시마의 미국 처방량 1위는 단순한 판매 성과를 넘어 미국에서 셀트리온 바이오시밀러가 신뢰를 탄탄히 확보했다는 의미로 봐야 한다는 게 업계 평가다. 처방량 1위는 보험사나 유통 채널뿐 아니라 실제 처방하는 의사들이 제품을 선택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이오시밀러 시장에선 약효와 안전성에 대한 신뢰를 쌓는 게 중요하다. 미국 현지에서 1위에 올랐다는 것은 셀트리온 제품의 임상적·상업적 수용도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처방 점유율이 높아지면 매출 규모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세계 최대 제약 시장인 미국에서 선두에 오르면 글로벌 구조와 현금 흐름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성과는 “한국산 바이오시밀러도 미국에서 오리지널과 경쟁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키운 사례로 남게 됐다. 셀트리온이 국내 후발 바이오시밀러 기업에게도 미국 진출의 긍정적 레퍼런스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1위를 기록하면 유통사, 병원, 보험자와의 협상에서도 브랜드 파워가 강해진다. 트룩시마가 쌓은 처방 데이터와 인지도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셀트리온의 다른 제품군 판매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셀트리온의 대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인 ‘인플렉트라’도 미국에서 30.5% 점유율로 바이오시밀러 제품 중 가장 높은 처방량을 기록했다. ‘짐펜트라’의 올해 1월 처방량도 작년 같은 기간 대비 세 배 이상 증가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짐펜트라는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램시마(성분명 인플릭시맙)의 피하주사(SC) 제형이다. 지난해 3월 출시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테키마’도 10.2% 점유율을 기록하며 바이오시밀러 처방 선두권에 올라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