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서 1조 넘던 디올, 작년 7700억 그쳐
금값 급등에 명품 주얼리는 매출 高高
중간 명품은 안 팔려, 超프리미엄만 생존
사진=연합뉴스
국내 소비 지형이 갈수록 양극화되는 가운데 명품 시장도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상위 브랜드와 고가의 주얼리 브랜드 매출이 급등한 반면 중간급 명품 브랜드는 매출은 정체 내지 악화하고 있다. 명품 주 타깃인 고소득층들도 확실한 만족을 주는 최상위 브랜드에 소비 여력를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773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9453억원에서 18.1% 급감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265억원에서 1291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디올의 국내 매출은 코로나19 사태 전인 2019년 1868억원에서 2023년 1조455억원까지 치솟았지만 이후 명품 소비가 최상위 브랜드에 집중되면서 최근 2년 사이 매출은 하락세다.
다른 중간급 명품 브랜드들도 실적이 정체 내지 감소세다. 펜디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이 877억원에 그쳐 전년대비 26.1% 줄었다. 페라가모코리아도 828억원으로 전년보다 3.4% 감소했다. 명품패딩으로 꼽히는 몽클레르는 작년 국내 매출이 3583억원으로 전년대비 4.1%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74억원에서 363억원으로 뒷걸음질쳤다. 톰포드와 골든구스는 작년 국내 매출이 각각 206억원, 356억원으로 2024년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
실적을 공개하지 않는 다른 중간급 명품 업체들도 작년 매출이 꺾였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체데이터플랫폼 한경Aicel(에이셀)에 따르면 지난해 구찌의 국내 카드결제액(백화점 기준)은 1984억원으로 전년대비 19.8% 감소한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명품 최상위 브랜드 3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과 크게 대비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루이비통코리아 매출은 1조8543억원, 영업이익은 5256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1%, 35.1%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에르메스코리아의 매출은 1조125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7% 증가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섰다. 영업이익은 3055억원으로 14.6% 늘었다. 샤넬코리아 매출도 2조130억원으로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패션 제품보다 더욱 고가를 자랑하는 명품 주얼리 업체들도 작년 매출이 급증했다. 티파니코리아의 작년 매출은 4504억원으로 전년(3779억원) 19.1% 늘었고,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15억에서 260억으로 뛰었다. 불가리는 작년 매출이 5740억으로 전년대비 36.9% 급등했고, 쇼메 위블로 프레드 등을 판매하는 LVMH워치앤주얼리코리아도 작년 매출이 1707억원으로 전년대비 16.9% 증가했다. 지난해 귀금속 가격이 급등하면서 주얼리 제품 가격이 전반적으로 인상된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명품의 주 타깃인 고소득층들이 갈수록 '프리미엄'을 추구하면서 상위 브랜드로 매출이 몰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주얼리는 일반적인 패션, 가방 등의 제품보다 더욱 비싸면서 확실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줄 수 있어서 VIP들이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백화점들이 최상위 브랜드를 중심으로 명품 매장을 리뉴얼한 것도 명품시장 양극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한 백화점 명품 바이어는 “최근 최상위 브랜드들이 매장 규모를 키우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자연스레 하위 브랜드 매장은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