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 중동 전쟁에 관광업 직격탄
두바이 시내 모습 [123RF]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유명 관광지이자 전 세계 억만장자들의 쉼터로도 불린 두바이가 중동 전쟁 여파로 2주 만에 스산한 유령 도시가 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걸프국의 다른 도시들과 달리 막대한 석유 자원이 없는 두바이는 관광 산업으로 연간 300억 달러(약 44조원)의 수입을 일궜다. 하지만, 이번 전쟁의 여파로 애써 키운 관광업 자체가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가디언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 공습에 맞서 이란이 쏘아올린 반격 무기 중 3분의 2 이상이 아랍에미리트(UAE)에 쏟아져 두바이 또한 포화에 휘말렸다.
UAE 최대 도시인 두바이는 인구 90% 이상을 외국인으로 불러모으며 휴양과 소비를 부추겼지만, 이러한 이란발 포화가 이어지며 순식간에 대탈출의 분위기가 몰아치는 흐름이다.
이에 따라 두바이에서는 해변의 주점, 호텔, 쇼핑몰 등 다중밀집시설들이 텅텅 비어 스산한 분위기가 돌고 있고, 존립 자체가 위협을 받는 상황에까지 내몰렸다.
실제로 이란이 발사한 1700발 중 90% 이상은 UAE 방공망에 요격됐지만 일부는 군사 기지와 산업 단지 등에 떨어졌다.
특히 두바이의 랜드마크인 야자수 모양 인공섬 ‘팜 주메이라’도 직격탄을 맞았다.
해변을 따라 초호화 저택, 호텔, 클럽, 식당 등이 깔려있던 이곳에서 페어몬트 호텔 주변에서 드론 공격으로 검은 연기가 치솟는 장면이 중계되며 공포감도 퍼졌다.
이에 따라 외국인 체류자와 관광객들의 탈출이 시작돼 현재까지 수만 명이 두바이를 떠나 본국으로 갔다.
두바이 학교에서 교장으로 있는 영국인 존 트루딩어 씨는 영국 출신 교사 100명 이상을 고용하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이 “심각한 트라우마”를 호소하며 두바이를 영영 떠났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출신의 택시 운전사 자인 안와르 씨는 “전쟁 이후 수입이 끊겼다”며 “관광 산업이 회복될 기미도 없는 만큼 더는 두바이에 있고 싶지 않다. 두바이는 끝났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다”고 했다.
그간 두바이에서 소득세와 상속세 등을 피한 억만장자들의 이탈도 가속화되고 있는 분위기다.
UAE 자이드대 칼리드 알메자이니 교수는 “두바이는 이미 상당한 손실을 보고 있다”며 “UAE 경제가 지금까지는 버틸만한 상황이지만 만약 사태가 10일 또는 20일 계속된다면 경제, 항공, 주재원, 원유 산업이 힘겨워지는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최근 사태도 불안감을 부추기고 있다.
두바이 정부 공보국은 이날 두바이 국제 공항 인근에 대한 드론 공습으로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공보국은 엑스(X)를 통해 “2대의 드론이 방금 전 두바이 국제공항 인근에 떨어진 점을 확인했다”며 “드론 공격으로 가나인 2명, 방글라데시인 1명, 인도인 1명이 부상했다”고 했다.
다만 항공기 운항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드론 공격의 주체는 밝히지 않았으나 이란발일 가능성이 크다.
이란의 보복 공세 이후 두바이 국제공항은 직간접적인 피해와 함께 항공편이 취소되거나 지연된 적이 있다.
UAE 국방부는 전날 “이란의 무도한 공격이 시작된 이래 탄도미사일 262발을 탐지해 이 가운데 241발을 요격했고 19발은 바다에 떨어졌지만 2발은 영토 내부를 타격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