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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뉴욕 부유층 밀집 거리인 어퍼이스트나 기술 혁신기업 '창업신화'가 줄을 잇는 실리콘밸리.
미국의 초고액 자산가들을 상징하는 장소다. 그러나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자동차 딜러샵 등 중소업체를 운영하면서 지방에 거주하는 ‘숨은 자산가’들을 주목했다. 이들은 스타트업을 창업한 것도 아니고 월가의 투자은행에서 수십억대의 연봉을 받는 것도 아니지만, 수백억원대의 자산을 일궜다. 그 비결은 주식과 비상장 기업 투자로 요약된다. 이들은 압도적인 투자 실적을 바탕으로 고급 호텔, 전용기, 명품 소비에 나서며 전통적인 부유층이 누렸던 고급 소비를 빠르게 향유하고 있다.
수백억원대 자산가의 증가 추세는 데이터에서도 확인된다. 자산은 주식, 예금, 주택 자산 등에서 부채를 제외한 순자산 기준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2024년 자료를 분석한 결과, 순자산 3000만달러(약 451억7000만원) 이상 가구는 약 43만가구에 달했다. 이 가운데 1억달러(약 1500억원) 이상 자산가도 약 7만4000가구로 집계됐다. 지난 수십 년간 이 초부유층의 증가 속도는 전체 인구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미국 중산층은 전통적으로 주택을 통해 자산을 늘려왔다. 최근 주택 가격 상승으로 대부분 계층이 일정 부분 수혜를 입은 측면도 있다.
하지만 초부유층은 주택이 아닌 ‘급등한 자산’에 집중 투자하며 격차를 더 벌렸다. 이들이 자산을 빠르게 불린 비결은 상장기업 주식과 스톡옵션, 비상장 기업 지분 등이 핵심이다.
2024년 기준 순자산 4300만달러(약 647억6600만원) 이상이면 상위 0.1%에 해당한다. 연준에 따르면 상위 0.1%의 자산의 약 72%는 기업 주식, 펀드, 비상장 기업 지분으로 구성돼 있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지난 10년간 3배 이상 상승했고, 비상장 기업 가치도 크게 올랐다. 결국 주식과 기업 지분이 부를 증식한 셈이다.
초부유층의 확대는 소비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르메스, 브루넬로 쿠치넬리, 페라리 등 초고가 브랜드는 이들의 소비 증가에 힘입어 매출이 크게 늘었다. 반면 중산층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기업들은 수요 둔화에 직면하고 있다.
WSJ은 이를 통해 미국에서 돈을 벌 수 있는 경로는 특정 자산군으로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에서 빠르게 자산을 불리려면 주식과 비상장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는게 공식인 셈이다. 반면, 주택 중심의 자산 축적에 머문 계층은 상대적으로 뒤처지면서 격차가 더욱 확대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