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홋카이도의 한 국립공원에서 어미 곰과 새끼들이 도로를 건너는 모습.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나은정 기자] 일본에서 겨울잠을 깬 곰들의 출몰이 잇따르면서 인명 피해 우려가 커지자 지방자치단체들이 대응 수위를 높이고 있다.
9일 NHK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전날 후쿠시마현 고리야마시 고속도로 인근 수풀에서 곰 한 마리가 발견됐다. 당국은 인근 주민 안전을 고려해 ‘긴급 총기 사격’을 결정하고 현장에서 해당 곰을 사살했다.
이처럼 겨울잠에서 깬 곰의 활동이 본격화되면서 지역별로 맞춤 대응이 이어지고 있다.
홋카이도 후쿠시마초에서는 마을과 산의 경계 지역, 묘지 등을 포함한 약 5km 구간에 전기 울타리를 다시 설치하고 있다. 이 지역에서는 지난해 7월 신문을 배달하던 남성이 곰의 습격으로 숨진 바 있다.
또 미야기현 도미야시는 지역 내 모든 초·중학생 5000명에게 ‘곰 퇴치용 방울’을 배부하기로 했다. 이곳에서는 지난해 곰 출몰이 예년보다 3배가량 급증하면서 결국 9월 한 초등학교 통학로에서 60대 남성이 곰에게 공격당해 다치는 일이 있었다.
학생들은 이날 방울을 전달받고 가방에 달아 몸을 흔들며 방울 소리를 내는 방법을 교육받았다.
도미야초 6학년 학생은 “친구들과 더 활기차게 소리를 내면서 곰이 근처에 오지 못하도록 조심해서 다니겠다”고 말했다.
일본 환경성에 따르면 2025년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일본 전역에서 곰이 출몰한 건수가 약 5만 건에 달했으며, 포획된 곰도 1만4000 마리를 넘어섰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특히 통상 겨울잠 기간으로 여겨지는 12월부터 3월 사이에도 출몰이 이어지는 등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 주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야생에서의 먹이 부족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도쿄농공대 고이케 신스케 교수는 “보통 3~5월에 잠에서 깨지만 올해는 2월부터 도심에서 목격되고 있다”며 “어미를 잃은 새끼 곰들이 먹이를 찾지 못해 민가로 내려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