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쟁 여파로 가격 급등…“내수 우선시해 잠시 제한” 관측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AP]
[헤럴드경제=서지연 기자] 중국이 다음달부터 황산 수출을 중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동 전쟁 여파로 이미 공급난을 겪고 있는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 추가 충격이 예상된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내 일부 황산 생산업체들은 최근 당국으로부터 수출 중단 방침을 전달받았으며, 주요 구매업체들도 공급업체로부터 같은 내용을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황산은 구리·아연 제련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로, 인산비료 생산을 비롯해 구리 생산, 정유, 배터리 등 산업 전반에 쓰이는 핵심 기초소재다.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비료와 금속 산업 전반에 연쇄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황산 가격은 최근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톤당 가격은 지난해 초 464위안 수준에서 올해 초 1045위안까지 상승했다. 중동 지역에서 생산되는 황 공급이 전쟁으로 차질을 빚은 영향이 반영된 결과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중동산 원유·가스 정제 과정에서 발생하는 황 공급이 제한되면서 글로벌 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심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중동은 전 세계 황 생산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핵심 공급처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수출 중단은 추가적인 공급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글로벌 원자재 분석기관들은 황 원료 부족과 공급망 차질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에서 대체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구리 생산국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최대 구리 생산국인 칠레는 연간 100만t 이상의 중국산 황산을 수입하고 있으며, 전체 구리 생산의 약 20%가 황산을 활용한 공정에 의존하고 있다. 콩고민주공화국과 잠비아 등도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어 생산 차질 우려가 제기된다.
중국 정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내수 수요를 우선시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하고 있다. 황산이 공식 수출 통제 품목은 아니지만, 농업용 비료 수요가 늘어나는 시기를 앞두고 공급을 국내에 우선 배분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에너지·화학 시장 분석업체 어큐이티는 중국이 이러한 수출 제한을 올해 내내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비공식 조치인 만큼 단기적인 제한에 그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원유와 가스, 나프타 등 에너지 가격 변동과 맞물려 황산 가격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공급 부족과 비용 상승이 겹치면서 원자재 시장 전반에 압력이 확대되는 흐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