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도박으로 대출 채무 쌓이자 처지 비관
아내와 함께 자녀 살해 후 목숨 끊으려다 미수 그쳐
1심 가장에 징역 3년·아내엔 징역 3년에 집유 5년 선고
2심·대법원 1심 판단 유지…"부모 역할·책임 저버려"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온라인 도박으로 대출 채무가 쌓이자 처지를 비관, 아내와 자녀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다 미수에 그친 가장에게 대법원이 실형을 확정했다.
대법원.(이데일리DB)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살인미수 및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 상고심에서 피고인 상고를 기각하고, 징역 3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A씨는 온라인 도박에 빠져 기존 대출 채무가 남아있는 상태에서 3400만원 상당의 추가 대출 채무를 지게 되자, 2024년 12월 아내인 B씨와 함께 두 차례에 걸쳐 자녀들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자녀들을 살해하려다 미수에 그침과 동시에 피해아동들의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신체의 건강 및 발달을 해치는 신체적 학대행위를 했다는 취지다. 특히 범행 과정에서 자녀들이 ‘하지 말라’며 울며 말렸지만 A씨는 물론 B씨도 범행을 이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1심은 두 차례 범행 모두 유죄로 보고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 B씨에겐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고 3년간의 보호관찰과 40시간의 아동학대 재범예방강의 수강을 각 명령했다.
재판부는 “사람의 생명은 우리 사회의 법과 제도가 지키고자 하는 최고의 법익이고 절대적으로 보호받아야 하는 가치이므로 이를 침해하는 범죄는 비록 미수에 그쳤더라도 그 죄책이 무겁다”며 “특히 부모가 보호의 대상인 자녀를 살해하려 한 행동은 부모의 역할과 책임을 근본적으로 저버린 것이자 피해자인 자녀의 세상에 대한 유대감과 가치관을 무너뜨리는 것이어서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실형을 선고받은 A씨만 항소와 상고를 거듭했지만, 2심과 대법원 판단은 다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A씨 범행 모두를 유죄로 판단한 1심을 유지하면서 “양형부당의 사유로 주장하고 있는 사정들은 이미 원심(1심)의 양형에 반영된 것으로 보이고, 당심에 이르기까지 원심의 양형조건과 달리 평가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다”며 A씨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의 판단에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논리와 경험의 법칙을 위반하여 자유심증주의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중지미수, 살인죄의 실행의 착수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며 A씨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