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51억 원 들여 GOP 과학화체계 성능개량 추진
지난 해 시험평가서 3개 업체 모두 탈락
감시카메라 데이터 소실 등 軍 요구조건 미충족
업계 "업그레이드로 문제 해결"…입찰 재추진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GOP 과학화경계시스템 성능개량 사업이 시험평가에서 선정업체 전원이 탈락하면서 재입찰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진행된 시험평가에서 참여 업체들이 군 요구 성능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사업이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간 데 따른 조치다.
방위사업청은 최근 해당 사업에 대한 재입찰 공고를 냈다. 내달 중순까지 입찰을 진행해, 선정된 업체를 대상으로 시험평가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GOP 과학화경계시스템은 2011년과 2013년, 2014년 등 총 세 차례에 걸쳐 구축됐지만, 실제 침투 상황에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오경보와 장비 고장이 반복되면서 실효성 논란이 지속돼 왔다. 감지체계의 낮은 정확도와 장비 신뢰성 부족이 핵심 문제로 지적됐고, 유지관리 부담만 증가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사청은 지난 해 약 4651억 원을 투입해 기존 장비를 대부분 철거하고 최신 장비로 교체하는 성능개량 사업에 착수했다. 단순 보완이 아닌 사실상 전면 교체 수준의 사업으로, 기존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사업이었다.
육군 전방 부대 장병이 GOP 철책의 과학화 경계 시설물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사업에는 총 5개 업체가 참여했는데, 이 중 3개 업체가 1차 평가를 통과해 시험평가를 진행했다. 그러나 육군 9사단 환경에서의 시험평가 과정에서 3개 업체 모두 요구 성능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돼 탈락 처리됐다.
일부 업체의 경우 감시카메라 영상 데이터가 정상적으로 저장되지 않거나 일부 소실되는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업체는 하드웨어가 정상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탈락한 업체들은 이후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업데이트 등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실제 작전 환경에서도 동일한 문제가 재발하지 않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GOP와 같은 최전방 경계 환경에서는 시스템 안정성이 곧 작전 성공 여부를 좌우하는 만큼, 단순 보완으로 신뢰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학화경계시스템은 감지·감시·통제 체계가 유기적으로 작동해야 하는 통합 시스템이다. 최초 침투를 감지하는 센서, 이를 확인하는 감시 장비, 그리고 상황을 판단하고 대응을 지시하는 통제체계가 끊김 없이 연동돼야 한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문제가 발생할 경우 전체 경계 체계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시스템 통합 안정성이 핵심 요소로 꼽힌다.
과거 사업에서도 유사한 문제가 반복됐다. 오경보가 빈발해 장병들의 대응 피로도가 높아졌고, 장비 고장으로 경계 공백이 발생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과학화경계시스템이 오히려 경계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비판까지 제기된 바 있다.
방사청 관계자는 “기존 참여업체의 기술 보완 사항을 면밀히 확인하고, 신뢰성 있게 운용 가능한 시스템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