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문화를 깨우는 리더십 인사이트(50)
AI가 스킬을 대체, 리더의 경쟁력은 태도
진정성·책임감·일관성은 AI가 넘보지 못해
[문성후 경영학박사·외국변호사] 리더에게는 세 가지 층위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직급 타이틀입니다. 팀장, 본부장, 이사, 대표 등, 이것은 하드웨어입니다.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고, 명함에 찍힙니다. 사람들은 이 하드웨어를 보고 처음 그 리더를 판단합니다. 하드웨어 스펙이 높을수록 기대치도 덩달아 높아집니다. 조직은 그 타이틀에 권한을 부여하고, 예산을 맡기고, 사람을 붙여줍니다. 그러나 타이틀은 리더십의 시작점일 뿐, 결코 완성이 아닙니다.
두 번째는 스킬입니다. 커뮤니케이션 능력, 코칭 역량, 전략적 사고, 데이터 분석력, 회의 퍼실리테이션, 갈등 조정 능력. 이것들은 앱(App)입니다. 스마트폰에 설치된 애플리케이션처럼, 리더는 저마다 다양한 스킬 앱을 장착하고 조직에 들어섭니다. 좋은 앱이 많을수록 쓸모 있는 리더처럼 보입니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리더 육성 프로그램에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습니다. 더 좋은 앱을, 더 많이, 더 빨리 설치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리고 세 번째. 바로 태도입니다. 이것이 OS, 즉 운영체제입니다.
여기서 많은 분들이 착각을 하십니다. 하드웨어, 즉 타이틀을 바꾸면 성과가 달라질 거라고 생각하십니다. 팀장이 되면 달라지겠지, 임원이 되면 바뀌겠지 하고 기대합니다. 혹은 앱, 즉 스킬을 더 많이 설치하면 더 나은 리더가 될 거라고 믿으십니다. 리더십 교육을 이수하고, 코칭 자격증을 따고, 명강사의 강의를 수십 편씩 듣습니다. 그러나 이 모든 노력이 예상만큼의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OS가 잘못 세팅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태도라는 OS가 문제일 때, 아무리 좋은 앱도 제대로 구동되지 않습니다. 태도가 틀리면 스킬이 오작동합니다.
지금 우리는 인공지능(AI)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시대는 리더에게 완전히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리더의 스킬, 즉 앱의 성능이 곧 경쟁력이었습니다. 더 많이 알고, 더 빠르게 분석하고, 더 정확하게 판단하는 리더가 우위에 있었습니다. 그러나 AI는 이 모든 앱을 믿기 어려운 속도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데이터 분석, 전략 시뮬레이션, 보고서 작성, 회의 요약, 심지어 코칭 질문까지. AI는 이미 상당수의 스킬 앱을 사람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구동합니다.
AI시대, 앱의 시대는 저물고 있습니다. 스킬만으로 리더의 가치를 증명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AI가 앱을 대신할수록, OS의 중요성은 반비례하여 커집니다. AI 시대일수록 태도가 곧 경쟁력입니다. AI는 판단은 할 수 있어도 책임을 질 수 없습니다. 분석은 할 수 있어도 신뢰를 쌓을 수 없습니다.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보고서는 써도 실행에 필요한, 중요한 맥락은 읽지 못합니다. 결국 AI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은 인간의 태도에서 나오는 것들입니다. 진정성, 일관성, 책임감, 맥락 해서, 그리고 팀원을 향한 진심 등 이것들은 어떤 AI도 설치할 수 없는 OS입니다.
AI가 앱을 평준화하는 시대, 리더의 차별점은 더 이상 무엇을 알고 있느냐가 아닙니다. 어떤 태도로 존재하느냐입니다. 윈도우가 낡은 컴퓨터에 아무리 최신 앱을 설치해도 버벅거리듯, 태도가 잘못 세팅된 리더는 AI라는 강력한 도구를 손에 쥐고도 조직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지 못합니다. 반대로 OS가 건강한 리더는 AI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AI를 자신의 부족함을 채우는 도구로 기꺼이 활용하고, 그 덕분에 생겨난 시간과 에너지를 사람에게 씁니다. 팀원을 더 깊이 이해하고, 더 자주 대화하고, 더 진심으로 지지하는 데 씁니다. 그것이 AI 시대의 리더십입니다.
태도라는 OS를 업데이트 하는 방법은 우선 지금의 태도 OS를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 것입니다. 우선 리더인 나는 지금 어떤 태도로 이 자리에 서 있는가? 권한을 가지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기여하기 위해서인가? 인정받기 위해서인가? 아니면 성장을 돕기 위해서인가? 이 질문들에 솔직하게 답할 수 있는 리더가 되어야 합니다. 바로 이 솔직함이 OS 업데이트의 시작점입니다. 그 다음은 일관성입니다. 태도는 한번 좋았다고 고정되지 않습니다. 컨디션이 좋을 때, 성과가 잘 날 때, 주변의 시선이 집중될 때는 누구나 태도가 좋아집니다. 진짜 OS의 질은 일이 안 풀릴 때, 팀원이 실수했을 때, 아무도 보지 않을 때 드러납니다. 그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는 태도, 그것이 진정한 리더의 운영체제입니다.
타이틀은 조직이 줍니다. 스킬은 학습으로 쌓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AI는 스킬을 대신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태도는 오직 리더 자신만이 선택할 수 있습니다. 태도 OS가 건강한 리더의 조직은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AI 시대에도, 그 이후의 시대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어느 시대에도, 리더십은 태도가 전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