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온라인 커뮤니티 갈무리
최근 온라인에서 한 초밥 뷔페에 붙은 안내문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간장게장과 새우장을 먹는 이용객은 감, 귤, 참외 섭취를 삼가 달라”는 내용이다.
안내문은 “궁합이 안 맞는 음식으로 장염, 심하면 식중독까지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뷔페에서 웬 경고문인가 싶겠지만, 여기에는 꽤 서늘한 ‘야사’와 과학적인 이유가 숨어 있다.
● “이거 영조의 음모 아니었어?”
‘게장과 감’ 조합은 기성세대에게 역사 드라마의 한 장면으로, 젊은 세대에게는 밈으로 익숙하다.
조선의 제20대 왕 경종이 게장과 생감을 먹은 뒤 갑작스럽게 사망했는데, 이 음식을 올린 사람이 바로 그의 동생이자 훗날의 영조였기 때문. 이 이야기는 오랫동안 상극의 음식을 이용한 독살설로 드라마 단골 소재로 소비돼 왔다.
사진=채널A 천일야사 방송 화면 갈무리
물론 이는 ‘영조를 평생 괴롭힌 정치적 음모론’으로 보는 것이 학계의 지배적 의견이지만 ‘게를 감과 함께 먹으면 배가 아프고 설사가 난다’는 동의보감의 경고는 드라마에서 놓치기 아쉬운 소재다.
그렇다면 현대 과학은 게장과 감, 혹은 새우장과 귤 같은 조합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장 건강이 약한 사람에겐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는” 수준이다.
감 속의 떫은맛 성분인 탄닌은 게나 새우의 풍부한 단백질을 딱딱하게 굳혀 소화 작용을 방해한다. 또한 탄닌이 소화를 늦추는 사이 게장이 위장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균이 증식, 식중독이나 장염 등을 유발할 가능성도 있다.
또한 귤처럼 산도가 높은 과일 역시 단백질을 응고 시키는 성질이 있으며, 짠 게장이나 새우장과 함께 섭취할 경우 위 점막을 과자극해 속쓰림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하지만 이를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상극 음식을 한 번 같이 먹는다고 당장 건강이 무너지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전문가들도 “음식을 엄청나게 많이 먹지 않는 한 그런 부작용을 없을 것”이라고 말한다.
● 찰떡 궁합 음식을 찾아서
그렇다면 반대로 궁합이 맞는 음식이 있을까? 식약처 등의 자료에 따르면, 함께 먹었을 때 영양 흡수를 돕거나 소화를 원활하게 하는 음식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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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돼지고기 + 새우젓 =
돼지고기는 단백질과 지방 함량이 높은데, 새우젓 발효 과정에서 생기는 프로테아제와 리파아제가 이를 분해하는 강력한 효소 역할을 한다. 덕분에 기름진 고기를 먹어도 소화가 한결 쉬워지고 위장의 부담도 줄어듭니다.
▶ 소고기 + 배 =
두 음식은 ‘천연 소화제’ 조합이다. 배에는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인버터아제와 옥시다아제가 풍부하게 들어있다. 때문에 고기를 양념에 잴 때 배즙을 넣으면 육질이 부드러워지는 연육 효과를 볼 수 있고, 식후에 배를 먹는다면 더부룩함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준다.
▶ 시금치 + 참깨 =
시금치 나물을 무칠 때 참깨를 듬뿍 뿌리는 것도 깊은 뜻이 숨어 있다. 시금치 속 수산 성분은 과다 섭취 시 결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 참깨의 리신 성분이 방어막 역할을 합니다. 맛의 고소함은 물론, 시금치에 부족한 영양소까지 채워주는 셈입니다.
▶ 감자 + 치즈 =
감자와 치즈는 완벽한 영양 밸런스를 자랑한다. 감자는 비타민 C와 칼륨이 풍부하지만 단백질과 지방은 다소 부족한데, 치즈가 이 부분을 채워준다.
▶ 브로콜리 + 레몬 =
영양 흡수 효율을 극대화하는 조합이다. 브로콜리의 식물성 철분은 체내 흡수율이 낮은 편이지만, 레몬의 비타민 C가 이 철분의 흡수를 돕는다. 샐러드 드레싱으로 레몬즙을 활용하면 입맛을 돋우는 효과도 있다.
식약처와 전문가들은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을 기본으로 특정 영양소의 흡수를 돕는 조합을 활용하면 시너지가 상승한다고 조언한다. 물론 재료 궁합이 좋다고 너무 한 가지 조합만 고집하기보다는, 전체적인 식단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