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유조선이 바다 위에 떠 있다. ⓒ로이터=뉴스1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국가들이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통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기뢰 제거함과 군함을 파견하는 등 광범위한 국가 연합을 구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계획이 전쟁이 끝난 직후 실행될 수 있으며 미국은 배제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 佛·英 “미국 이스라엘 이란 제외한 국가 연합체 구성”
14일(이하 현지 시간) WSJ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 계획에 대해 “미국, 이스라엘, 이란 등 ‘교전 당사국’을 포함하지 않는 국제 방위 임무”라고 설명했다.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계획을 실행하기 위한 유럽 국가들의 함정들이 미국의 지휘를 받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프랑스와 영국 주도로 추진되고 있는 이 계획에 ‘군사 개입 카드’ 사용을 자제해왔던 독일도 참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WSJ에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해외 군사 작전에 참여하는 데 정치적, 법적 난관에 부딪혀 온 독일이 이르면 16일 참여 의사를 밝힐 수도 있다”고 전했다.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해 17일 마크롱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유럽의 여러 국가들이 참여하는 온라인 회의를 주최한다. 파리에서 열리는 이 회의에 스타머 총리는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미국은 불참할 것으로 보이며, 중국과 인도도 초청됐지만 참석 여부는 불확실하다고 프랑스 정부 관계자가 말했다.
광범위한 국가 연합체의 호르무즈 해협 통행의 자유 확보가 실제 실행될 수 있을 지는 불투명하다. WSJ는 “프랑스 외교관들은 미국이 작전에 참여할 경우 이란의 반발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는 반면, 영국 관리들은 미국을 배제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작전 범위를 제한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회담에 정통한 소식통들의 발언을 전했다.
● “전쟁 종료 직후에만 실행…이란 등과 협력”
WSJ는 프랑스와 영국 등이 주도하는 이번 계획에 대해 크게 세 가지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해협에 발이 묶인 수백 척의 선박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물류 체계를 구축하고, 대규모 기뢰 제거 작전을 통해 더 많은 선박이 해협의 넓은 구간을 이용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것 등이다. 최종적으로는 호위함과 구축함을 이용해 정기적인 군사 감시를 통해 해운 회사들이 해협을 안전하게 통과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지뢰 제거 분야에서 유럽이 미국보다 훨씬 더 많은 자산을 보유한 군사 분야 중 하나라는 점은 이같은 계획의 실행 가능성을 높인다. 미국은 대부분의 기뢰 제거함을 퇴역시킨 반면, 유럽 국가들은 150척 이상의 기뢰 제거함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구상은 2024년 예멘 반군 후티의 공격으로부터 홍해를 통과하는 상선을 보호했던 아스피데스(Aspides·방패) 작전을 모델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유럽은 이번 계획이 전쟁 종료 직후 실행될 수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은 “우리가 언급하는 임무는 평온이 회복되고 적대 행위가 중단된 후에만 수행될 수 있다”며 “국제 연합군은 이란과 오만을 포함한 해협 연안 국가들과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WSJ는 “이란의 승인 없이는 어떤 임무도 진행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