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왜곡죄·재판소원·대법관 증원 등을 규정한 ‘사법 3법’이 위헌성 등 여러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대통령이 법률안 재의 요구를 하지 않음으로써 확정, 시행되게 됐다. 이를 위한 임시국무회의가 열린 5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 때 검찰이 여권 인사를 수사·기소한 사건 중 대표적인 7개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11일 국회에 제출, 12일 본회의에 보고하기로 했다. 한결같이 이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이 연루된 사건들이다. 국정조사 요구서가 의결되면, 상당 기간 국정조사 형식을 빌려 검찰을 향해 공소 취소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뒤이어 특별검사 수사도 추진할 가능성이 크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가 위원장인 ‘윤석열 정권 조작기소 진상규명 및 공소취소를 위한 국정조사 추진위원회’가 밝힌 대상 사건 중 3건은 이 대통령이 기소된 대장동과 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이다.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불법 정치자금 및 뇌물 수수 사건도 있다. 문 정부의 부동산 가격 통계 조작 사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부산저축은행 보도 명예훼손 사건도 포함됐다. 이 대통령은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이재명에게 돈 준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는 기사를 링크하고 “사건 조작은 살인보다 더 나쁜 짓”이라고 했지만, 전후 정황과 사실관계 등을 종합하면 그렇게 단정하기 어렵다.
증거와 법리에 의해 기소되고 재판이 진행됐거나 확정된 사건들에 대해 이렇게 하는 것은 수사 자체를 뒤엎자는 것으로, 검찰과 법원의 권능과 시스템을 부정하는 것과 다름없다. 관련 사건 수사와 재판에 관여한 수많은 판검사들을 ‘윤 정권 하수인’쯤으로 여기는 황당한 발상이기도 하다. 검찰과 사법부에도 흠결이 없진 않지만, 그런 사건을 통째로 조작하고, 조작을 알면서도 유죄 판결을 내리는 것은 상상할 수 없다. 권력의 힘으로 기존의 법 적용을 뒤엎도록 강요하겠다는 발상으로, 현실화할 경우엔 이 정권이 만든 ‘법 왜곡 범죄’에 해당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 지형이 바뀌면 정반대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법치 왜곡 및 법 신뢰 약화 등 근원적 부작용도 심각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