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란, 페르시아만 전역 공격
호르무즈서 직선거리로 800㎞ 밖
정박 때 폭격…승조원 1명 사망
이란 “美 재공격 안 하면 종전”
트럼프 “내가 원할 때 끝난다”
이란 민간항구 대규모 공습 예고
이란 공격에 불타는 유조선
11일 페르시아만 북서부 이라크 영해에서 이란 무인 수상드론에 피격당한 유조선에서 거대한 불기둥과 검은 연기가 하늘로 치솟고 있다. 이번 공격으로 승조원 최소 1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대피했다. X 캡처
세계 원유 물동량 25%를 책임지는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싸고 이란과 미국 간 공방전이 이어지면서 전황이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이란이 지금까지 호르무즈 해협에 기뢰 12개를 설치한 데 이어 11일(현지시간) 이라크 영해에 정박해 있던 유조선 2대를 공격하는 등 원유 물류 차단 공세를 높이고 있다.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 위치한 이란 민간항구가 군사적으로 이용된다며 대대적인 공습을 선포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이 현재까지 호르무즈 해협에 12개의 기뢰를 부설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은 기뢰 부설 위치가 대부분 파악됐다면서도 아직 미국이 이들 기뢰를 어떻게 처리할 계획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평균폭 약 50㎞인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이 통과 가능한 폭은 6㎞ 정도에 불과해 기뢰 12개로도 해협이 완전 봉쇄될 수 있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 인근과 페르시아만에 묶여있는 유조선들에 대한 무차별 공격도 지속하고 있다. 이날 이라크 현지 매체 등은 이라크 남동부 항구도시인 바스라 인근에 정박해있던 마셜제도 선적 ‘세이프시 비슈누’ 호와 몰타 선적 ‘제피로스’ 두 척이 무인 수상 드론에 피격당해 대규모 화재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이 공격으로 외국인 승조원 1명이 사망하고 25명이 구조됐다. 페르시아만 깊숙한 곳에 위치한 바스라는 호르무즈 해협과는 직선거리로 800㎞ 떨어져 있다. 페르시아만 전역을 겨냥한 이란의 ‘해상 테러’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이란군 중앙군사본부는 성명을 내고 국제에너지기구(IEA)의 비축유 방출 결정을 겨냥해 “석유와 에너지 가격을 인공호흡기로 낮추진 못한다”며 “유가는 당신들이 불안케 한 역내 안보에 달린 것인 만큼 배럴당 200달러를 각오하라”고 경고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 역시 국영TV를 통해 중동 지역 미군기지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상시 감시하고 있으며 미사일과 드론 등을 통한 광범위한 공세를 이어가겠다고 경고했다.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완전 봉쇄를 무력으로 풀기 위해 인근 민간항구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예고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란 정권은 호르무즈 해협을 따라 위치한 민간 항구를 이용해 국제 해운을 위협하는 군사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란 해군 부대가 작전 중인 모든 항만시설을 즉시 피할 것을 이란 내 민간인들에게 촉구한다”고 대피령을 내렸다. 그러면서 “군사 목적으로 사용되는 민간 항구는 보호 지위를 상실하며 국제법상 합법적 군사 표적이 된다”고 경고했다.
이날 미 켄터키주를 찾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리가 이겼다”면서도 “일찍 떠나고 싶은 건 아니다. 임무를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란 기뢰부설함 60척을 미군이 제거하고, 인근에 기뢰가 있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면서 유조선들에 통행 강행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유가와 관련해 “시장은 잘 버티고 있다. 약간의 타격이 있을 거라 예상했지만, 아마도 생각보다 덜했다”며 “그리고 꽤 짧은 시간 안에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앞서 액시오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서도 그는 공격 표적이 거의 남아있지 않고, 전쟁이 “내가 끝나길 원할 때 언제든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종전 시기에 대해 상반된 발언들이 나오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이날 전쟁 종식 조건으로 △이란 권리 인정 △배상금 지급 △공격재발 방지 등을 내세우며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셀프 종전’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