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울산 북구 동울산세무서 야외 주차장에서 50대 남성 A씨가 분신을 시도해 소방이 구조활동을 벌이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울산 북구 동울산세무서 청사 앞 야외주차장에서 50대 택배기사가 분신을 시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택배기사는 전국택배노조 울산지부 산하 노동조합에서 지회장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0시49분쯤 동울산세무서 야외주차장에서 택배기사 A 씨가 미리 준비해 온 인화 물질을 자신의 머리에 뿌린 뒤 분신을 시도했다. 이 과정에서 A 씨는 중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를 말리던 세무서 직원 1명도 경상을 입었다.
경찰은 A 씨가 최근 울산 지역 택배기사들에게 내려진 거액의 부가가치세 추징 통보에 항의하기 위해 분신을 시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조사 결과 세금 신고 어려움을 겪던 이 지역 택배기사들은 수수료를 지불하고 한 대행업자에게 부가가치세 신고를 맡겨왔다. 그런데 이 대행업자는 무자격자였고 기사들 매입 세액 공제액을 고의로 부풀려 세금을 축소 신고해 온 사실이 세무 당국에 적발됐다.
세무 당국은 압수한 대행업자 고객 명단을 토대로 대대적인 추징에 나섰고 기사 1인당 감당해야 할 몫이 많게는 1억 원 가까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택배노조는 울산 지역에만 수백 명의 기사가 이 사건에 연루됐다고 보고 있다. A 씨는 동료들 하소연에 세무서에 찾아가 선처를 호소해봤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분신을 시도했다.
A 씨는 분신 직전 노조 단체 대화방에 대통령에게 보내는 글과 유서를 남겼다고 한다. 그가 남긴 글에는 “앞으로 성실히 모범적으로 행하겠다는 다짐도 가차 없이 법대로 한다는 말에 어느 한 곳 기댈 곳이 없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국세청 측은 이번 사고에 대해 “납세자 세금 문제 해결을 위해 필요한 설명과 절차를 안내해 왔다”며 “세무 상담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해 매우 유감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