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만에 ‘2주 휴전 합의’ 삐걱
이란 “이스라엘에 처절한 보복”
美 “레바논은 합의에 포함안돼”
11일 파키스탄서 첫 종전 협상
쑥대밭 된 베이루트
8일 이스라엘 공습으로 폐허가 된 레바논 베이루트 건물 주변에서 구조대원과 주민들이 생존자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날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습으로 최소 182명이 숨지고 970명이 다쳤으며, 이란은 휴전 협정 위반이라며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봉쇄했다. AP 연합뉴스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미국과 이란 간 2주 휴전이 합의 하루 만인 8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레바논 대규모 공습으로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 약속이 삐걱대고 있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휴전 협정 위반을 비난하고 나섰고, 미국은 “합의 약속을 깬다면 심각한 대가들(consequences)을 보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치열한 신경전 속에 미국과 이란은 오는 1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전쟁 후 첫 대면 회담에 나선다.
이란 국영 프레스 TV는 이날 미국과 이란의 휴전 발효 후 일시적으로 열렸던 호르무즈 해협이 전면 폐쇄되면서 해협을 통과하려던 유조선들이 급격히 뱃머리를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맹비난하며 “레바논에 대한 침략 행위가 중단되지 않는다면, 사악한 침략자들에게 처절한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날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이 기뢰 충돌을 피하기 위해 이용해야 할 해협 내 대체 항로를 발표했다고 로이터 등이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미 공영방송 PBS와 전화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에 대해 “휴전 합의에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말했다. J D 밴스 부통령은 “그들(이란)이 제공한 것은 해협이 재개방되리라는 것”이라며 “이란이 조건을 준수하지 않으면 대통령도 우리의 조건을 준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11일 이슬라마바드에서 미국과 이란의 첫 번째 종전 협상이 열린다며 밴스 부통령이 파견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이란 측이 제시한 10개 항의 종전안을 기초로 한 협상이 진행된다면 종전에 합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향해 “우리가 그들이 필요할 때 나토는 없었고, 우리가 다시 그들이 필요할 때도 그들은 없을 것”이라고 나토 탈퇴 가능성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