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협 이니셔티브’ 화상 회의
美·이란·이스라엘은 회의 불참
韓,외교 축 다변화로 위기 대응
해협 관리 적극 동참 국익 도모
이란과 선박구출 협의도 병행
이재명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통항 보장 등 전후 관리 계획을 수립하는 영국·프랑스 주도의 공동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는 것은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인식하에 외교적 축을 다변화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해당 회의체를 중심으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사후 관리 방안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큰 만큼, 우리 정부가 발 빠르게 동참해 국익을 도모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이 대통령은 오는 17일(현지시간) 미국·이란 전쟁 종식 이후 호르무즈 해협 안정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화상 정상회의에 참석할 전망이다.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롭고 안전한 통항’에 대한 의지를 천명한 ‘의장성명’이 발표될 것으로 전해졌다. ‘의장성명’은 회의를 주관한 의장국이 회의의 주요 내용을 발표하는 형식으로, 회의에 참석한 모든 국가가 동의한 ‘공동성명’과는 차이가 있다.
해당 회의체는 미국·이란 전쟁이 일단락된 이후 사후 관리 방안에 방점이 찍혀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선박들의 이동 지원 및 기뢰 제거 등 호르무즈 해협 내 민간 선박 보호에 대한 운영체계(콜) 마련, 이란에 대한 정기적 군사 감시 등 제재 및 관리 방안이 주요하게 논의될 전망이다. 원유 등 에너지 공급망 문제에 대한 논의도 자연스럽게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외교소식통은 “정치적 목적보다는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 통행이 보장돼야 한다는 국제사회 공동의 목적을 기반으로 향후 제기될 수 있는 문제들을 실질적으로 논의하고자 모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목적의 공동 이니셔티브는 영국과 프랑스가 각각 주도하던 회의체를 하나로 통합한 것이다. 앞서 영국은 지난 2일 한국을 포함한 40여 개국과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데 대한 외교적 방안을 모색하는 외교장관 화상 회의를 주도했다. 프랑스는 지난달 26일 35여 개국을 모아 호르무즈 해협 안전 확보를 위한 군사적 협력 방안 회의를 주도했다. 중국과 인도도 회의에 초청됐으나 참석 여부는 아직 불확실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번 회의에 불참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유럽 내에서도 일부 이견이 남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프랑스는 미국의 참여가 이란을 자극할 수 있다면서 반대했다고 한다. 반면 영국은 미국을 배제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발을 살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에 묶인 한국 선박의 보다 조속하고 안전한 구출을 위해 이란과의 양자 협의를 진행하는 동시에 해협 안정화를 목표로 국제사회 공조에 동참하는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 지급 가능성에 대해선 명확히 선을 긋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휴전 합의 추이 등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면서, 가능한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국제적 공조 노력과 양자적 외교 노력이 모순되거나 배치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정부는 우리 선박과 선원의 안전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고도의 외교적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