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산 원유 공급 막히자 미국산 수요 껑충
전세계 초대형 1000척 중 10%가 미국으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중동산 원유 공급이 막히면서 미국산 원유를 향한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아시아로의 수출이 82%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은 17일(현지시간) 아시아에서 미국 남부 멕시코만으로 향하는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이 평시(27척)의 2.6배인 70척에 달하며 대규모 행렬을 이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VLCC 약 1000척 중 10% 가까이가 미국행 항로에 투입된 셈으로 미국행 VLCC 규모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VLCC는 중동산 원유를 아시아로 운송하기 위해 개발된 선박으로, 약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을 수 있다. 에너지 정보 분석회사인 스파르타 커머디티스에 따르면, 평시에는 전 세계적으로 90일 평균 4척의 VLCC가 임대 가능하지만 향후 2주간은 임대 가능한 VLCC 선박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 존 콜먼 원유 분석가는 “이는 미국산 원유의 수출 급증과 강한 예약 추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데이터분석 기업 케플러의 추산에 따르면 3월 아시아의 미국산 원유 수요는 전년 대비 82% 늘어 하루 250만 배럴에 달했다.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에서 출항한 대형 선박들이 싱가포르, 아프리카 희망봉을 거쳐 멕시코만으로 향하는 모습도 관측됐다.
블룸버그 통신도 한국과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의 정제업체들이 오는 5월 선적 예정인 미국 멕시코만산 원유 최소 6000만 배럴 이상을 구매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3년 만에 최고치다. 당초 유럽으로 향했던 물량에 대한 아시아 국가들의 쟁탈전이 벌어지면서 정유업체 간의 갈등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원유 거래업자들에 따르면 아시아 국가들의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원유 주문도 증가하고 있다.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원유는 페르시아만 원유와 품질이 유사한 고유황 원유다.
이에 미국은 이번 사태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원유 순수출국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