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불가리아당’ 출구조사 1위
분열 고착화 정치 환경 걸림돌
의원내각제 체제인 불가리아에서 19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친러시아 성향 정당의 승리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분열된 정치 지형 속 연정 구성에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dpa통신에 따르면 3건의 출구조사 결과, 루멘 라데프 전 대통령이 이끄는 중도좌파 신당 ‘진보불가리아당(PB)’이 약 39%의 득표를 얻어 약 16%에 그친 중도우파 정당 ‘유럽발전시민당(GERB)’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데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 제재와 유럽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반대해 온 친러시아 성향 인사다. 그는 지난 1월 보수 연정 붕괴 이후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총선에 출마, 총리직을 통해 정권 장악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PB 역시 과반 의석 확보에는 실패해 단독 정부 구성은 사실상 불가능할 전망이다. 실질적 집권을 위해선 연립정부 구성이 불가피한 셈이다. 불가리아는 전체 의석수 240석 중 121개 이상의 의석을 확보해야 연정을 구성할 수 있다. 다만 분열 구조가 고착화한 정치 환경을 고려할 때, PB가 안정적인 연정을 꾸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불가리아는 이번 총선이 최근 5년 중 8번째 실시되는 선거일 만큼 정국 불안정이 지속돼 왔다. 집권 다수당이 부재한 구조 속에서 연정 붕괴와 재선거가 반복돼 온 것이다. 이번 총선은 지난해 12월 로센 젤랴스코프 전 총리가 예산안 반대 시위 여파로 사퇴하면서 실시됐다. 당시 시위에서는 정치권 전반의 부패 척결 요구가 핵심 쟁점으로 대두됐다. 이러한 정치 불신이 이어지며 이번 총선 투표율은 43.4%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측된다. 또 4% 이상 득표로 의회에 진입할 정당도 6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새 정부에서도 의회 분열 구조는 여전할 가능성이 크다.
라데프 전 대통령은 이번 총선에서 물가 상승 문제를 주요 쟁점으로 부각시키며 그 원인으로 유로화 도입을 지적하는 등 반(反)유럽연합 정서에 호소하는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