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인공지능(AI)을 공부할 50대를 구합니다”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의 한 카페, 50대 남녀 5명이 옹기종기 모여 AI를 활용한 영상 제작에 열중이었다. 한 남성이 “한국인이 가장 즐겨 먹는 음식을 1위부터 5위까지 뽑아서 30초짜리 쇼츠용 대본으로 만들어줘”라고 노트북에 입력하자, 10초 만에 AI가 대본을 완성했다. 이어 해당 대본을 영상 편집 애플리케이션(앱)에 입력하자 5분 만에 영상 한 편이 뚝딱 제작됐다.
‘AI 일상화’ 시대를 맞아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AI 활용법을 익히기 위한 자발적 소모임이 활기를 띠고 있다. 비싼 강의나 직장 생활과 병행하기 힘든 교육 대신 동네 커뮤니티를 통해 삼삼오오 ‘AI 독학’에 나서는 것이다.
21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에 ‘4050 AI 모임’을 검색하니 전국 곳곳에서 중장년을 대상으로 AI 공부 모임을 운영한다는 글이 20개 가량 검색됐다. 4050의 AI 관심도는 수치로도 드러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간한 ‘2025 인터넷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50대의 생성형 AI 경험률은 2023년 10.9%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3.6%로 3배 이상으로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40대 역시 같은 기간 20.1%에서 58.4%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중장년층이 이처럼 ‘AI 독학’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이들에게 걸맞은 수준의 AI 교육을 찾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 소모임에 참여 중인 50대 여성 김모 씨는 “나는 아이디를 만드는 것도 어려운 만큼 학원 같은 곳에서 정식으로 AI 강의를 듣기는 어려움이 있다”며 “그런데 이런 소모임에서는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끼리 도와가며 세세하게 알려줄 수 있어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AI 독학의 부작용 가능성도 있다. 전문성이 부족한 스터디를 통해 AI를 배우다 보니 저작권 침해나 딥페이크(AI 기술을 이용해 만든 가짜 사진·동영상) 오남용 등에 쉽게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한 50대 여성은 “회원 얼굴로 딥페이크를 만들거나 이미 누가 유튜브에 올린 영상을 그대로 재가공하는 등 저작권 의식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경우도 본 적이 있어 무서웠다”고 말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AI 교육은 기본적으로 컴퓨터에 익숙한 세대를 중심으로 구성돼 중장년층의 접근성이 매우 낮은 것이 문제”라며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AI 사용에 필수적인 윤리 교육 등을 병행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적극 신설해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