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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200억 집행중인데 개헌은 흐지부지… “혈세낭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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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효성 없는 개헌추진 논란

선관위, 재외국민투표 준비 착수

발의단계부터 제1야당 국힘 불참

의원 3분의2 찬성해야 국회 통과

與 지선 올인… 野설득 작업 안해

내달 7일 통과 불발땐 무산 위기

우원식(왼쪽 세 번째) 국회의장과 정당 원내대표 등이 지난달 31일 국회에서 열린 헌법 개정 추진을 위한 기자회견에서 공동선언문을 공개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여기에 참여하지 않았다. 뉴시스

‘6·3 지방선거’ 국면이 본격화되면서 헌법 개정 논의가 뒷전으로 밀린 가운데 실제 약 2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국민투표 준비가 진행되고 있어 ‘혈세 낭비’ 논란이 제기된다. 개헌안 발의 단계부터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개헌에 반대해 국민투표 성사 가능성이 낮은데도 규정상 예산이 배정되고, 준비가 진행된 것이다.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중앙선관위는 개헌안 국민투표 시행을 전제로 재외국민 투표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재외국민투표·국외부재자 신고 등이 시작됐고, 이날 오전 8시 기준 유학생·여행자 등 국외부재자 2만5804명, 해외 영주권자 등 재외선거인 327명이 투표에 참여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중앙선관위는 175개국 재외공관에 투표관리위원회를 설치했고, 오는 27일 오후까지 신고 절차를 진행한다. 정부는 지난 14일 국민투표 준비를 위한 인건비·운영비로 예비비 195억7000만 원 지출을 의결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국민투표가 실제 이뤄질 가능성이 극히 희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개혁신당, 사회민주당, 기본소득당 등 6개 정당 소속 의원 187명은 지난 3일 개헌안을 공동 발의했다. 나흘 후 청와대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정청래 민주당 대표,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등이 참석한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에서 양당 대표에게 개헌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이 대통령에게 연임 혹은 중임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부터 요구하며 당론 반대를 분명히 했고, 이후 논의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개헌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려면 재적 의원(295명) 중 3분의 2(197명)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의석 구성 등을 고려하면 국민의힘에서 최소 10명 정도 동의하면 국회 통과가 가능하다. 국민의힘은 여전히 반대하고 있고, 선거 국면이 본격화되자 민주당도 국민의힘 추가 설득에 나서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또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이번 지방선거 선거구 획정 등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개헌 발의를 함께했던 정당 간 갈등이 불거지기도 해 개헌 표결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 중진 의원은 통화에서 “개헌안을 띄워 놓았지만 지방선거, 특히 재보궐선거 공천 문제로 개헌 논의가 사라지고 있다”며 “당 지도부가 목소리를 더 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정부와 여당의 구상대로 6·3 지방선거 당일 국민투표까지 진행하기 위해서는 5월 10일 이전에 국회 본회의에서 개헌안이 의결돼야 한다. 이번 개헌안은 대통령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국회 승인권을 도입하고, 헌법 전문(前文)에 5·18 민주화운동 등 정신을 명시하는 것이 골자다. 민주당은 일단 다음 달 7일 개헌안을 국회 본회의에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개헌 자체를 목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어떤 내용으로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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