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여야 대표 위기 극복 지혜 모아
與, 국힘 추경 반영 요구 긍정 검토
6·3선거 동시 개헌 놓고는 신경전
이재명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오랜만에 국가위기 극복을 위해 머리를 맞댔다. 이 대통령은 어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김민석 국무총리를 한자리에 모아 여야정 민생협의체 회담을 열고 중동전쟁에 따른 경제·에너지 해법 등을 모색했다. 추가경정예산(추경), 헌법개정, ‘조작기소 국정조사’(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기소 의혹 사건 진상규명 국정조사) 등에 대해 첨예한 입장차를 보였으나, 여야정이 모처럼 무릎을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눴다는 의미가 결코 작지 않다.
여야가 뜻을 모으는 협치의 성과도 있었다. 장동혁 대표가 ‘전쟁 추경’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 예산 중 TBS 지원 49억원에 대해 정청래 대표도 “이번 추경 성격에 맞지 않는다고 (민주)당에서 뜻을 좀 모았다”며 “저희도 추진할 생각이 없다”고 화답한 것이다. 또 국민의힘 측이 제기한 K패스 6개월간 50% 인하, 생계형 화물차운영 소상공인 지원 등 ‘7대 국민생존 사업’에 대해 민주당 측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답변이 있었다고 한다.
개헌을 둘러싼 신경전은 정치권의 신뢰 구축이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줬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민의힘 도움이 없으면 불가능하다”며 단계적, 순차적 개헌 추진을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 동시 개헌 불가’가 당론이라며 “개헌을 논의하기 전 중임 또는 연임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선제적으로 하라”고 요구했다. 회담 후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이 장 대표 요구에 즉답을 회피했다고 설명해 논란이 일었다. 청와대는 이에 이 대통령이 “현재 공고된 개헌안을 수정해 의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야당이 개헌 저지선을 확보한 상태라는 점에서도 (중임·연임 개헌은) 불가능하지 않느냐”고 대답했다고 반박했다. 야당이 의도적으로 상황을 왜곡했다면 비판받아 마땅하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고,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다. 이 대통령은 회담에서 “어려운 시기 내부적 단합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한마음 한뜻으로 한당, 여야당이 된다는 심정으로 위기를 극복하자”고, 장 대표도 “올바른 정책을 추진한다면 야당도 얼마든지 힘을 보탤 것”이라고 했다. 중동전쟁의 위기 속에서 구동존이(求同存異), 선이후난(先易後難)의 정신 구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 대통령 말마따나 입장이 달라도 자주 만나야 한다. 첫발을 뗀 여야정의 경제회생, 민생회복 소통이 구체적 실천으로 이어져 민심을 보듬는 성과로 이어지기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