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 ‘고추장 버터 파스타’ 조찬 모임
하인즈, 당근과 동네 ‘케첩 모임’ 개최
알고리즘 ‘현실판’…브랜드 판도 바꾼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틱톡’ 피드를 가득 채웠던 눅진한 고추장 버터 파스타의 향기가 스마트폰 액정을 뚫고 나와 편의점 매대에 안착하더니, 이른 아침 낯선 이들이 모여 함께 식사하는 광장이 만들어졌다.
‘당근~♬’ 알림 소리가 정겨운 지역 커뮤니티에서는 글로벌 식품 브랜드 ‘하인즈’가 중고 거래 플랫폼 당근과 손잡고 이웃들을 불러 모아 케첩에 어울리는 여러 음식을 두고 미식의 즐거움을 논했다.
이처럼 최근 유통가와 플랫폼 업계가 마케팅의 종착지는 구매가 아닌 ‘관계와 경험’이라는 메시지를 보여줘 눈길을 끈다.
지난 9일 서울 광진구 GS25 건국점에서 열린 ‘고추장 버터 파스타 조찬 모임’에서 참가자들이 활동하고 있다. 틱톡 제공
서울 광진구 GS25 건국점은 지난 9일 평소와 다른 활기로 가득 찼다. 틱톡이 기획한 ‘고추장 버터 파스타 조찬 모임’ 현장이다. 온라인상에서 레시피 챌린지로 떠돌던 메뉴가 실제 상품으로 구현된 것을 넘어 이를 매개로 한 오프라인 커뮤니티가 형성됐다.
최근 Z세대를 관통하는 ‘밍글 모닝(Mingle Morning)’ 트렌드 정조준인데, 저녁의 술잔 대신 아침의 파스타 포크를 든 이들은 각자만의 비결을 더한 파스타 레시피를 공유하며 온라인의 창의성을 현실로 소환했다.
온라인에서 이용자들이 공유하던 레시피를 직접 맛보고 그 경험을 영상으로 찍어 올리는 콘텐츠의 선순환이다. 직접 음식을 만들며 브랜드의 일부가 되면서 소비자는 더 이상 구경꾼이 아니었다.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크리에이터 규태씨, 민지, 젼언니, 쿠킴(왼쪽부터)이 지난 9일 서울 광진구 GS25 건국점에서 열린 ‘고추장 버터 파스타 조찬 모임’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틱톡 제공
하인즈와 당근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음식점에서 진행한 ‘케첩 모임’은 다른 관점에서 커뮤니티의 힘을 증명했다. 글로벌 브랜드 하인즈가 지역 기반 중고 거래 커뮤니티인 당근과 손을 잡자 소비자들은 열광했다.
100명을 뽑는 모임에 약 9000명이 지원해 ‘9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소비자들은 이제 단순히 유명한 브랜드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내 집 앞마당 같은 친숙한 공간에서 브랜드와 이웃처럼 소통하기를 원한다는 뜻이어서 숫자의 의미는 더욱 커 보인다.
하인즈는 여기서 영리한 전략도 선보였다. 행사에 쓰인 원형 테이블과 의자를 사연 공모로 증정하기로 했다.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님’뿐만 아니라 당근 회원이라면 누구나 당근 애플리케이션에서 응모할 수 있으며, 단 20팀에게 증정하는 선물을 향한 경쟁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하인즈와 당근이 지난 7일 서울 중구 을지로의 한 음식점에서 진행한 ‘케첩 모임’에서 참가자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하인즈 제공
하인즈 관계자는 “케첩 모임을 통해 하인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과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며 “단순한 행사에 그치지 않고 제품 지원과 집기 기부 등으로 지역 사회 그리고 소상공인과 함께하는 상생의 가치를 이어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틱톡코리아 관계자는 “고추장 버터 파스타는 크리에이터와 이용자의 참여를 통해 만들어지고 인기를 얻은 대표적인 K-푸드 트렌드 중 하나”라며 “조찬 모임은 이를 오프라인에서 직접 경험하고 다시 새로운 콘텐츠로 이어가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틱톡은 플랫폼에서 시작된 트렌드가 실제 경험과 문화적 확산으로 이어지도록 다양한 시도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인즈가 지난 7일 ‘케첩 모임’ 행사에 쓰인 원형 테이블과 의자를 사연 공모로 증정하기로 했다. 하인즈 제공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틱톡의 조찬 모임이나 하인즈의 케첩 모임 본질은 ‘알고리즘의 현실판’이라 할 수 있다”며 “제품 홍보만이 아닌 ‘우리가 놀이터를 만들었으니 와서 놀아보라’는 권유의 흐름은 향후 브랜드 경쟁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