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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과밀 수용’ 이유로 중증장애인 혼거시킨 정부…법원 “정부가 배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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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지법 청사 전경. /전주지법

2021년 사기죄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군산교도소에 수감 중이던 A씨는 전주교도소로 이송되면서부터 ‘지옥’이 시작됐다. A씨의 건강은 좋지 못했다. 군산교도소에서 시작된 뇌 손상 등 정신장애로 용변을 가리지 못하는 상태가 됐고, 의사소통 역시 원활하지 않았다.

전주교도소 측은 이 같은 A씨의 상태를 인지하고 있었다. A씨는 이송 당시부터 휠체어를 탄 상태였고, 넘어져도 제대로 일어나지 못했다. 대소변 역시 가리지 못하는 상태였다. 하지만 전주교도소 측은 A씨를 여러 명이 함께 생활하는 일반 수용동에 배치했다. ‘과밀 수용’ 문제로 A씨가 분리돼 생활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일반 수용동 생활은 A씨에게 지옥이었다. A씨는 수용자 3명과 생활했는데, 이들은 A씨가 용변을 가리지 못해 냄새가 난다며 폭행했다. 한 수용자는 누워 있는 A씨를 일으켜 세운 후 손바닥과 슬리퍼로 머리와 뺨 등을 수차례 때렸고, 다른 수용자들도 A씨의 배를 밟는 등 폭행을 가했다. 이로 인해 A씨는 약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장간막 손상, 혈관 손상 등 부상을 입었고, 치료를 받던 중 사망했다.

A씨 측은 폭행 가해자들은 물론 정부가 피해에 보상해야 한다며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A씨 측은 관리·운영이 미흡했던 정부와 폭행 가해자 3명이 공동으로 총 3000만원을 보상하라고 했다.

법원의 판단은 어땠을까. 전주지법 민사5단독 안좌진 판사는 지난 25일 정부가 1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단했다. 나머지 폭행 가해자들에 대해선 1500만원을 공동지급하라고 했다.

재판부는 정부의 안전 책임 의무 부족을 강조했다. 재판부는 “정부는 전주교도소의 관리·운영 주체로서 이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도행정을 엄중하게 관리할 의무가 있음에도 주의의무를 게을리했다”며 “수용자들과 공동불법행위자로서 공동으로 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국가가 과밀수용을 이유로 중증장애인에 대한 안전 관리 책임을 방치했을 때, 그로 인해 발생한 폭력 사건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수용동 과밀’ 문제를 언급하며 반박했다. 정부 측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 담당 교도관들이 도저히 폭행을 예방하는 게 불가능했다”고 주장했다. 사건 당시 코로나로 인해 수용동 과밀 문제가 더 심각했고, A씨가 폭행 사실을 교도소 측에 알리지 않아 교도관들이 이를 알 수 없었다고 했다.

재판부는 불가피한 상황임에도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한 수용자를 방치한 건 면책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질책했다. 재판부는 “정부가 조금만 더 엄격한 ‘지도·계호’상의 조치를 취했거나 ‘안전확보의무’에 조금의 주의만 더 기울였더라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또 “설령 교도관들이 주어진 여건 하에서 조치를 다했다고 가정해도 특별한 수용자의 최소한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지침 등을 마련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판결은 고질적 문제인 교정시설 과밀화와 연관돼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1월 기준 전국 교도소 내 수용 인원은 6만5279명(정원 5만614명)으로 수용비율이 129%에 달한다.

과밀 수용은 이번 사건과 같이 수용자 간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법무부 교정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수용자 간 폭행은 2020년 577건, 2021년 598건, 2022년 789건, 2023년 895건, 2024년 881건으로 2024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증가했다. 지난달 22일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이 발간한 ‘교정시설 과밀수용 개선을 위한 ‘한국형 과밀 수용 해소 모델’ 수립에 관한 연구’ 보고서는 “수용인원 증가는 교정사고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며 “기본적으로는 수용자 간 폭행이 증가하고, 수용자에 의한 교정직원들에 대한 폭행사고도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과거 대법원은 과밀수용에 따른 국가 손해배상 책임을 처음 인정하기도 했다. 2022년 대법원은 “구치소·교도소의 수용자에게 1인당 최소 2㎡의 수용 면적을 보장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며 “국가가 인간의 생존에 필수적이면서 기본적인 시설이 갖춰지지 않은 교정시설에 수용자를 수용하는 행위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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