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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朝鮮칼럼] 에너지 가격 통제, 부메랑으로 돌아올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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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때마다 가격 누르면

소비 줄이고 효율 높일

개선 기회를 잃게 된다

일본·독일을 참고하자

한국 경제에 필요한 것은

가격 억제 아닌 체질 개선

12일 서울의 한 주유소에 유류 가격이 표시돼 있다. 정부는 정유사의 공급가를 통제하는 방식의 석유류 최고 가격제를 13일부터 시행한다. 첫 2주간 최고 가격은 리터당 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으로 정해졌다. /뉴스1

퇴근길에 주유소의 가격 변동만 봐도 알 수 있다. 미국·이란 전쟁의 충격은 이미 한국 경제의 일상 깊숙이 들어와 있다.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지고 국제 유가가 뛰면 그 여파는 곧장 주유비와 전기·가스 요금, 식탁 물가로 이어진다. 이런 상황마다 어김없이 유류세 인하와 주유소 최고 가격제 같은 일시적 가격 안정책이 거론된다. 당장 서민들의 팍팍한 삶을 덜어줄 안전판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여기에는 위험한 맹점이 있다. 중동에서 들여오는 원유와 가스는 국제시장의 달러로 거래된다. 정부가 아무리 국내 판매 가격을 억누른다 해도, 한국 경제가 해외에 지불해야 할 실제 비용은 줄어들지 않는다. 다만 다른 장부로 옮겨갈 뿐이다.

왜 한국 경제가 외부의 에너지 충격에 유독 크게 흔들리는가를 설명할 때 흔히 떠올리는 것은 높은 수입 의존도다. 문제는 수입 의존만이 아니다. 한국 경제의 ‘에너지 연비’가 낮다는 데 있다. 같은 돈을 벌어도 다른 선진국보다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구조가 오래 지속돼 왔다. 한국에너지공단이 인용한 국제에너지기구(IEA) 통계에 따르면, 2022년 한국의 부가가치 기준 에너지 원단위는 0.165로 OECD 평균(0.097)을 크게 웃돈다. 일본(0.087), 독일(0.074)과 비교하면 똑같은 돈을 버는 데 거의 두 배의 에너지를 쓰는 셈이다.

더 우려되는 것은 이런 비효율 구조가 개선되는 속도가 매우 느리다는 사실이다. 한국의 에너지원단위는 낮아져 왔지만 그 속도는 영국·미국·독일보다 더뎠다. OECD 역시 한국 경제를 에너지 집약적인 경제 중 하나로 지목한다. GDP 단위당 에너지 사용량이 최상위권에 속하고, 산업 부문의 소비 비율도 높다. 더 큰 문제는 비싼 에너지를 견뎌낼 만큼 경제의 효율이 충분히 높지 않다는 데 있다. 여기에 대외 충격이 무역 수지와 시장 심리를 흔들고 환율까지 뛰면 수입 물가가 더 치솟아 국민 체감 부담은 더 커진다.

이 지점에서 단기적인 처방의 한계가 드러난다. 유류세 인하나 최고 가격제, 전기·가스 요금 억제 같은 조치는 충격이 갑자기 밀려올 때 취약 계층을 보호하는 안전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이 반복적이고 보편적인 가격 억제의 형태를 띤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에너지가 비싸졌다는 시장의 신호는 원래 소비 절약, 설비 교체, 공정 혁신과 산업 재편으로 이어져야 한다. 그런데 정부가 광범위하게 가격을 눌러버리면 취약 계층만이 아니라 에너지를 많이 쓰는 기업과 고소득층까지 혜택을 누리게 된다. 절약과 효율화 유인은 약해지고, 부담은 결국 민간의 손실이나 재정·공기업 적자로 넘어간다. 그 과정에서 누가 더 큰 혜택을 보고 누가 더 큰 부담을 지는지는 흐려진다.

가격을 억누른다고 비용이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가격을 눌러두면, 소비를 줄이고 효율성을 높일 투자 유인도 함께 사라진다. 뛰어오른 원유 가격은 결국 더 많은 달러 지출로 이어진다. 결국 인위적인 가격 통제로는 근본적인 소비를 줄일 수 없고, 늘어난 달러 수요는 또다시 환율을 자극하고 우리 경제를 압박하는 악순환을 낳는다. 에너지를 아껴 쓴 사람에게도 청구서는 돌아온다.

일본과 독일은 다른 길을 택했다. 위기 때 가격을 눌러 시간을 버는 데 그치지 않고, 비싼 에너지를 덜 쓰는 경제로 바꾸는 제도와 기준을 꾸준히 쌓아왔다. 일본은 오일쇼크 이후 1979년 에너지절약법을 도입했고, 1999년에는 톱러너 제도 등을 통해 효율 기준을 계속 강화해 왔다. 독일도 가격 신호를 억누르기보다 에너지 생산성을 높이는 구조 전환을 꾸준히 밀어붙였다. 물론 이 정책들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우리도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정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가격 현실화와 구조 전환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정치적 일관성은 약했다.

결국 한국 경제가 외부 충격에 취약한 진짜 이유는 중동 변수 그 자체보다는 그 충격을 버텨낼 경제의 체질이 충분히 강하지 않기 때문이다. 같은 부가가치를 만드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쓰고, 위기 때마다 가격을 눌러 시간을 버는 방식이 반복되면, 경제 체질은 개선되지 않는다.

물론 취약 계층에 대한 핀셋 지원은 더 두텁게 해야 한다. 그러나 민생을 돕는 것과 전체 경제의 가격표를 통제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다. 가격은 실제 비용을 반영해야 한다. 에너지의 진짜 비용을 마주해야 기업과 가계가 스스로 에너지를 아끼고, 더 효율적인 설비와 산업 구조로 옮겨갈 유인이 생긴다. 위기 때마다 진통제부터 찾는 경제는 다음 충격에서 더 크게 흔들린다. 지금 우리 경제가 그렇다. 한국 경제에 필요한 것은 가격 억제가 아니라 체질 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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