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경찰 3100만원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 신청…김 지사 “사실이면 정계 은퇴”
김 지사 “김수민 사전 접촉 컷오프 잘못돼 가처분신청. 이번 지방선거 출마한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17일 오후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과 국민의힘의 공천배제 등에 관해 설명하고 있다. 오윤주 기자
재선 출마를 기정사실로 하던 김영환 충북지사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국민의힘에서 공천 배제된 데 이어, 경찰이 돈봉투 등 수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혐의를 부인하고, 지방선거 출마 뜻을 밝혔다.
충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17일 충북 체육계 임원을 맡은 기업인한테 3100만원을 받은 혐의(청탁금지법 위반·수뢰후부정처사)로 김 지사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지난해 4월과 6월 기업인 등 충북 체육계 인사들한테 11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를 받고 있다. 2004년 8월께 자신의 괴산 농막 새 단장(인테리어) 비용 2천만원을 충북체육회 임원인 기업인한테 대납하게 한 뒤, 이 기업인이 운영하는 농업회사법인이 충북도의 스마트팜 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수뢰후 부정처사)도 받는다. 경찰은 김 지사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충북 체육계 임원인 기업인 3명도 불구속 입건했으며, 김 지사 쪽으로부터 정당한 공사 비용을 받았다고 거짓 진술한 혐의(증거인멸)로 시공업자 ㄱ씨의 구속영장도 신청했다. 경찰은 ㄱ씨가 김 지사 쪽에서 받은 돈은 농막 공사 대금이 아니라 김 지사 아들의 펜션 새 단장 비용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충북경찰청은 “김 지사가 농막 시공업자 등과 입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김 지사의 돈봉투 수수 의혹 관련 제보를 받고 지난해 8월21일 김 지사 집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돈봉투를 건넨 혐의를 받는 기업인의 사무실 등도 압수수색했다. 지난해 10월19일에는 김 지사를 소환 조사했다. 경찰은 “사전 자료, 증거 자료를 분석하고 법리 검토를 마치는 등 수사를 마무리한 뒤 검찰과 1주일 이상 협의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김 지사 공천 심사 전부터 검토했는데, 공교롭게 김 지사 공천 배제 시기와 겹쳤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와 구속영장 신청에 대해 김 지사는 “돈봉투 수수, 농막 공사 수혜 등 그렇게 살지 않았다. 사실이라면 정계은퇴한다”며 “검찰 검토, 법원 판결 거치면서 정리될 것이다. 법원을 믿는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전날 국민의힘 현역 광역단체장 가운데 처음으로 공천 배제된 데 이어 경찰이 구속영장까지 신청하면서 재선 가도에 먹구름이 끼었다. 김 지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자청해 “당이 정한 컷오프 요건에 하나도 부합하지 않는다. 특정 인물을 접촉하고 공천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고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 법원에 가처분신청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출마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는 “어제 컷오프하고 오늘 경찰이 영장을 신청했다. 오비이락치고는 너무 신기하다. 국민의 오해를 사고, 저의 피해의식을 자극할 만하다. 정치적 선택·전략이 숨어 있는지 모르겠다”며 “당이 저를 포함한 경선을 하지 않으면 취할 수 있는 선택과 모든 노력을 해서 어떤 경우에도 지방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특정 인물’로 김수민 전 충북도 정무부지사를 지목했다. 김 지사는 “어제 김 전 부지사와 통화하고 만나 이정현 공관위원장의 공천 신청 권유 등을 확인했다. 당에서 그분(김 전 부지사)을 경선 주자로 포함하거나 전략공천하려고 저를 컷오프한 것은 안타깝고, 잘못된 것”이라고 밝혔다. 김 전 부지사는 2016년 국민의당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됐으며, 바른미래당과 국민의힘에서 김 지사와 함께 정치를 했다. 2024년 9월 김 지사의 발탁으로 1년 동안 충북도 정무부지사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