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립미술관이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피카소 도예’ 특별전을 열고 있다. 최상원 기자
“오늘 진짜 눈 호강을 하네. 단돈 1000원 입장료를 내고 들어와서 피카소 작품을 실컷 보는 일이 언제 또 있겠어?”
손경아(58·경남 창원시 대방동)씨가 유리 너머에 전시된 도예 작품들을 스마트폰에 일일이 사진으로 담으며 이렇게 말했다. 손씨와 함께 온 친구 조유진(58·경남 창원시 상남동)씨도 “시내버스를 타고 와도 될 만큼 가까이 있는 미술관에서 전시회를 해서 정말 좋아. 다음 주에 남편과 한번 더 와야겠다”라며 작품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지난 18일부터 경남도립미술관에서 열리는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 컬렉션: 피카소 도예’ 특별전이 지역민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요일인 22일에는 가족 단위 관람객이 줄을 이었다. 친구들끼리 왔거나, 가벼운 등산복 차림의 관람객도 눈에 띄었다.
이번 전시회는 공립미술관에서 처음 열리는 피카소 도예 특별전으로,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유족이 2021년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한 ‘이건희 컬렉션’ 가운데 피카소 도예 작품 97점을 선뵌다. 스페인 출신 미술가 파블로 피카소(1881-1973)는 입체주의를 개척하며 20세기 현대미술의 흐름을 바꾼 거장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말년의 피카소는 화가이자 조각가라는 명성을 넘어 흙과 불이라는 원초적 재료 속에서 새로운 예술적 가능성을 탐구했다.
피카소 도예 작품 ‘네개의 얼굴이 그려진 아즈텍 화병’(왼쪽)과 ‘투우사를 뿔로 들이받는 소’. 경남도립미술관 제공
경남도립미술관은 회화와 조소적 특성이 절묘하게 결합한 도예 작품들을 피카소가 반복적으로 사용한 주제인 여인·동물·얼굴·투우와 그리스·로마 신화 등으로 구분해서 전시했다. ‘여인 램프’ ‘이젤 앞의 자클린’ ‘염소 머리’ ‘물고기’ ‘빛나는 부엉이’ ‘회색 얼굴’ ‘네개의 얼굴이 그려진 아즈텍 화병’ ‘투우와 사람들’ ‘투우사를 뿔로 들이받는 소’ ‘켄타우로스’ 등이 대표적이다. ‘마름모 속의 춤추는 사람들’ 등 판화 기법을 사용한 사각형 타일 형태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피카소가 소묘하고 작품을 제작하는 과정을 담은 루치아노 엠 메이르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피카소를 만나다’(Incontrare Picasso)도 상영한다.
박금숙 경남도립미술관장은 “이번 특별전은 문화예술 콘텐츠가 수도권에 편중된 현실을 완화하고, 경남 도민에게도 수준 높은 문화예술을 향유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국립현대미술관과 협력해 마련했다”고 말했다. 특별전은 6월28일까지 열리며, 월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부터 저녁 6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