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눈에는 눈 그 이상… 중동 내 모든 담수화·석유 시설 표적”
국제유가 배럴당 110달러 선… 에너지 시장 ‘패닉’
미국과 이란이 상대국의 핵심 에너지 기반 시설을 겨냥한 ‘초토화’ 위협을 주고받으며 중동 정세가 전면전 위기로 치닫고 있다. 양측의 강경한 대립으로 국제 유가가 폭등하는 등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감도 극에 달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을 향한 최후통첩성 경고를 날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48시간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다면, 미국은 가장 큰 규모의 시설을 시작으로 이란 내 각종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obliterate)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이란 역시 즉각적인 보복 의사를 밝히며 맞대응에 나섰다. 이란군 중앙군사본부 하탐 알안비야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타스님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의 연료 및 에너지 기반 시설이 공격받는다면, 미국과 그 정권이 소유한 역내 모든 에너지 및 담수화 시설이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이제 이란은 ‘눈에는 눈’ 원칙을 넘어설 것”이라며 “적대국의 어떠한 공격에도 훨씬 더 심각한 결과로 응징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의 목소리도 거칠어지고 있다. 강경파 인사인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은 같은 날 엑스(X)를 통해 “우리 국가 인프라가 타격받는 즉시 중동 지역의 핵심 인프라와 석유 시설은 돌이킬 수 없이 파괴될 것”이라고 적었다. 특히 그는 ‘신령한 무기로 거짓 세력을 물리친다’는 의미의 쿠란 구절을 인용해 종교적 항전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양국이 에너지 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공격을 예고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은 요동치고 있다. 특히 세계 원유 수송의 동맥인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까지 겹치며 국제 유가는 걷잡을 수 없이 치솟는 모양새다.
실제로 국제유가 지표인 북해 브렌트유는 최근 한 달 사이 50% 이상 폭등하며 배럴당 110달러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과 이란의 물리적 충돌이 현실화될 경우 에너지 공급망 붕괴로 인한 전 세계적인 경제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 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