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및 미군 주둔국 인프라로 타격 범위 확대
트럼프 “48시간 내 개방 안 하면 초토화”… 유가 110달러 돌파
미국과 이란이 상대국의 에너지 핵심 기반 시설을 겨냥해 ‘초토화’와 ‘영구 봉쇄’라는 극단적인 경고를 주고받으며 중동 정세가 전면전의 기로에 섰다.
이란군 통합 지휘기구인 중앙군사본부 하탐 알안비야의 에브라힘 졸파가리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의 발전소 공격 위협에 대한 보복 방침을 분명히 했다. 졸파가리 대변인은 “이란 발전소를 겨냥한 미국의 위협이 실행된다면 호르무즈 해협은 완전히 폐쇄될 것”이라며 “파괴된 발전소가 다시 세워질 때까지 해협은 결코 다시 열리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란은 공격 대상을 미국 본토뿐만 아니라 동맹국과 역내 미군 기지 주둔국으로까지 넓히겠다는 뜻을 밝혔다. 졸파가리 대변인은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모든 발전소와 에너지 인프라, 정보통신기술(ICT) 시설이 광범위한 공격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그는 “미군 기지가 주둔 중인 중동 국가들의 발전소 역시 정당한 타격 대상”이라며 “미국이 지분을 보유한 역내 기업들과 모든 경제적 이익을 파괴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위협 수위를 높였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서 ‘적대 세력’의 통행만 제한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미국의 공격이 시작될 경우 “그 누구도 우리의 인프라 파괴 작전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갈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후통첩성 발언에서 촉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이 48시간 이내에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다면 최대 규모의 시설을 시작으로 이란 내 각종 발전소를 공격해 초토화(obliterate)하겠다”고 압박했다.
이란 내 강경파 인사들도 즉각 대응에 나섰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의장은 SNS를 통해 “이란의 국가 인프라가 공격받는 즉시 중동 내 핵심 에너지 및 석유 시설 등은 돌이킬 수 없는 파괴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응수했다.
양측의 ‘강대강’ 대치가 극에 달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은 패닉 상태에 빠졌다. 세계 원유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봉쇄 가능성이 제기되자 국제유가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북해산 브렌트유는 최근 한 달 사이 50% 이상 폭등하며 배럴당 110달러 선을 웃도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호르무즈해협 지도. 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