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행정관 직권남용 혐의 재판에서 증언
“직접 지시로 명의 대여 등 불법행위”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직후 진행된 관저 이전 및 증축 공사와 관련해, 특혜 의혹 감사가 시작되자 대통령실 행정관의 지시로 허위 답변이 이뤄졌다는 법정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4부(이영선 부장판사) 심리로 30일 열린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출신 황모씨 등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공판에서 원담종합건설 대표 A씨는 이같이 밝혔다.
원담종합건설은 2022년 중순 종합건설업 면허가 없던 업체 ‘21그램’이 관저 공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명의를 대여해준 업체다. 조사 결과 실제 공사 실무는 불법 하도급을 통해 A씨 친형의 업체가 담당했으며, 21그램은 현장 지휘를 맡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A씨는 원담종합건설이 직접 공사에 참여하지 않았으며, 자신은 서류상 현장 책임자였을 뿐 실제 현장에 간 적도 없다고 증언했다. 그러나 이듬해 2월 관저 이전에 대한 감사가 시작되자 당시 행정관이었던 황씨로부터 “원담종합건설이 직접 시공했다”는 취지로 감사원에 답변하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한 A씨는 황씨의 지시에 따라 ‘공사 자료는 대통령경호처에서 폐기했다’는 허위 내용이 담긴 답변서를 감사원에 제출했다고 덧붙였다.
특검팀이 당시 통화 녹취록을 제시하며 “감사원에 제출할 확인서와 의견서 문구 하나하나를 황씨가 상세히 지시한 것이 맞느냐”고 묻자 A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황씨와 21그램 대표 등이 감사에 대비해 말을 맞췄으며, 답변 내용 중 일부 허위 사실이 포함되었다는 점도 시인했다. A씨는 이러한 과정을 주도한 인물로 황씨를 지목했다.
건설사업자 명의 대여 등 불법 행위에 가담한 이유에 대해 A씨는 “대통령실에서 직접적으로 내린 지시를 따랐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대통령실로부터 원담종합건설 명의로 모든 계약을 체결하라는 지시를 받았느냐”고 재차 확인하자 A씨는 “그렇다”고 답변했다.
앞서 황씨와 김오진 전 국토교통부 차관은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에 관저 공사를 맡기기 위해 원담종합건설의 명의를 빌리도록 권한을 남용한 혐의 등으로 지난해 12월 구속기소 됐다. 이들은 감사원 감사 과정에서 자료 제출을 거부하고 허위 진술을 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재판부는 내달 13일 다음 공판을 열고 공사 당시 A씨와 소통했던 21그램 직원 유모씨에 대한 증인 신문을 이어갈 예정이다.
법원 로고.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