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새로운 지도부가 휴전을 요청해 왔다고 밝힌 가운데,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군 기지와 항공모함을 공격했다고 발표하며 대립했다. 이란 당국도 휴전 요청 사실을 부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란의 새 정권 대통령이 방금 미국에 휴전을 요청했다”며 “그는 전임자들보다 훨씬 덜 급진적이고 똑똑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휴전의 조건으로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한 개방과 자유로운 통행을 내걸며 “해협이 정리될 때까지 이란을 석기 시대로 돌려놓을 만큼 초토화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칭한 ‘새 대통령’이 누구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현재 이란은 온건파인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이 직을 유지하고 있으나, 최근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사후 그의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승계하는 등 권력 구도에 변화가 생긴 상태다. 앞서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통화에서 “침략 재발 방지가 보장된다면 분쟁을 끝낼 의지가 있다”며 5가지 휴전 조건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우리가 휴전을 요구했다는 트럼프의 발표는 거짓이고 근거없다”며 즉각 부인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이 “이란은 휴전을 위한 조건조차 제시하지 않았다”며 “이란이 (중재국을 통해) 답했다는 5가지 휴전 조건도 언론의 추측보도일 뿐, 침략자(미국·이스라엘)가 징벌받고 이란에 전액 배상할 때까지 전쟁은 계속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란 혁명수비대는 무력시위로 응수했다.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내고 “호르무즈 해협의 상황을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다”며 “미국 대통령의 우스꽝스러운 쇼에도 불구하고 이 해협이 적들에게 개방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혁명수비대는 이날 새벽 이스라엘 심장부와 중동 내 미군 주요 거점을 향해 탄도미사일과 드론 등을 발사했다. 이들은 인도양 북부의 미 해군 에이브러햄 링컨함 항공모함 전단을 비롯해 아랍에미리트(UAE) 내 미군 레이더 장비, 바레인 제5함대 기지, 쿠웨이트 알아다이리 기지 등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혁명수비대 해군은 전날 UAE 내 미군 장교 비밀 집결지를 공격해 37명이 숨지는 인명 피해를 줬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스라엘과 연계된 유조선 ‘아쿠아원호’를 걸프 해역에서 격파했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외신들은 카타르 인근 해역에서 유조선 한 척이 발사체에 맞아 불이 났다고 보도하며 해당 선박이 아쿠아원호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 시간표를 ‘2~3주 이내’로 제시한 상태다. 그는 이날 오후 9시(한국시간 2일 오전 10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란 전쟁 상황과 향후 대응 방침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 EPA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