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렘 레바논 총리 “핵심 요구 실현됐다” 환영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네타냐후 접촉 거부
네타냐후, 각료 반발 뚫고 ‘트럼프 요청’ 수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이스라엘과 레바논 간의 전격적인 휴전을 발표하면서 중동 정세가 급변하고 있다. 이번 발표는 양측의 충분한 사전 조율 없이 이뤄진 ‘깜짝 카드’로 풀이되지만, 레바논 정부가 즉각 환영의 뜻을 밝히고 이스라엘 측이 이를 전격 수용하면서 일단 무력 충돌은 소강상태에 접어들 전망이다.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즉각적인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살람 총리는 이번 휴전에 대해 “전쟁 시작부터 우리가 추구해온 핵심적 요구가 실현됐다”며 “국가를 위해 희생한 이들과 부상자들에게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피란민들의 조속한 귀환을 염원하며 미국과 프랑스, 유럽연합(EU)은 물론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등 아랍권 국가들의 외교적 노력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반면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접촉을 거부하며 현재까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헤즈볼라 측은 이브하힘 알무사위 의원을 통해 “이스라엘이 적대 행위를 포괄적으로 중단하고 암살 작전에 악용하지 않는다면 조심스럽게 휴전을 준수할 것”이라는 조건부 수용 의사를 내비쳤다.
이스라엘 내부에서는 긴박한 움직임이 포착됐다.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직후 안보 관계 장관회의를 소집해 휴전 동의 사실을 알렸다. 그는 “이스라엘의 가장 큰 우방인 트럼프 대통령이 긴밀히 공조하며 행동할 때, 이스라엘은 그에게 협력한다”며 이번 결정이 미국 측의 강력한 요청에 따른 것임을 시사했다.
주목할 점은 네타냐후 총리가 안보 내각의 공식 표결 절차까지 생략하며 휴전을 강행했다는 점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각료들은 언론 보도를 통해 휴전 소식을 먼저 접했다며 거세게 항의했으나, 네타냐후 총리는 추후 논의를 약속하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스라엘군은 향후 10일간의 휴전 기간에도 현재 점령 중인 레바논 남부 전략 요충지의 배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할 방침이다.
현지 언론 와이넷(Ynet) 등은 이번 발표가 이스라엘 정부와의 충분한 사전 조율 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주도로 전격 단행되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가 각료들에게 회의 시작 불과 5분 전에 소집 통보를 한 점은 이러한 분석을 뒷받침한다.
결과적으로 이스라엘은 최대 우방국의 요구를 거부하기 힘든 상황에서 실질적인 점령 상태를 유지하는 선으로 타협을 본 모양새다. 트럼프식 ‘톱다운’ 외교가 교착 상태에 빠졌던 중동 전장에 일단 멈춤 신호를 보냈으나, 헤즈볼라의 조건부 수용과 이스라엘 내부의 반발이 여전해 이번 휴전이 지속 가능한 평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로이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