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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의 특이점(Singularity) 시대] 〈7〉사스포칼립스, 어떻게 봐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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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수 싱귤래리티 금융 소사이어티(SFS) 간사

2026년 초,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지난 20년간 소프트웨어(SW) 산업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던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모델이 크게 흔들리면서, SaaS와 멸망(Apocalypse)을 합친 '사스포칼립스(SaaSpocalypse)'라는 용어까지 유행하고 있다. 한때 'SW가 세상을 먹어치우고 있다'는 말을 유행시킨 SaaS가 'AI가 SW를 먹어치우고 있다'는 말처럼 이제는 희생양의 자리에 선 것이다.

2025년 말부터 시작된 서비스나우, 세일즈포스, 워크데이 등 한때 무한한 성장을 보장하는 것으로 여겨졌던 주요 SaaS 기업들의 주가하락이 2026년 2월에 들어서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이 폭락의 직접적인 도화선은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Claude Code)와 그 확장판인 '클로드 코워크(Claude Cowork)' 그리고 법률 서비스 자동화 도구인 리갈 플러그인(Legal Plugin) 등의 출시였다.

클로드 코드는 터미널 환경에서 실행되는 에이전틱 코딩 도구로 단순히 코드를 짜주는 것을 넘어 스스로 파일을 읽고 수정하며 복잡한 엔지니어링 작업을 수행한다. 클로드 코드의 확장편이라고 할 수 있는 클로드 코워크는 코딩 도구의 기능을 일반 사무 업무로 확장한 것이다. 특히 리갈 플러그인은 계약서 검토, 비밀유지계약(NDA) 분류, 컴플라이언스 체크, 법률 리스크 평가 등 법률 서비스의 자동화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전에는 AI가 SW를 더 잘 활용하게 돕는 보조자(Copilot)였다면, 클로드 코워크는 인간 대신 SW를 직접 조작하는 대행자(agent)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 현상을 두고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AI 에이전트가 등장하면서 전통적인 업무용 애플리케이션(앱)은 설자리를 잃고, SaaS의 시대는 끝날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현재의 앱은 CRUD 데이터베이스 위에 얹혀진 비즈니스 로직 GUI일 뿐이다”라고 단언했다.

CRUD란 데이터를 생성(Create), 읽기(Read), 업데이트(Update), 삭제(Delete)하는 가장 기초적인 데이터베이스 작업을 말한다. 우리가 쓰는 앱들, 즉 전사자원관리(ERP), 고객관계관리(CRM) 화면(GUI)은 사실 이 CRUD를 편하게 하게 만들어준 '껍데기'에 불과하다. 이제 AI 에이전트가 데이터베이스에 직접 접근해 CRUD를 할 수 있는데 왜 우리가 힘겹게 복잡한 화면(앱)을 거쳐야 하는가에 대한 의문을 던진 것이다. 즉 과거에는 데이터를 보려면 해당 SW의 GUI에 의존해야 했지만 AI 에이전트는 GUI의 의존없이 여러 데이터 저장소(Multi-repo)를 넘나들면서 직접 데이터를 읽고 쓸 수 있다. AI 에이전트의 관점에서 보면 SaaS를 대표하는 기존의 거대 SW들이 그저 단순히 데이터 저장 창고에 불과한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런 SaaS가 향후 어떻게 무너지는가를 적나라하게 묘사한 시트리니 리서치의 2028년 글로벌 지능 위기(THE 2028 GLOBAL INTELLIGENCE CRISIS)가 발표되면서 주가 하락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다. 보고서는 과거 SaaS 산업의 성공체인(데이터 저장→복잡한 UI→사용자 록인 성공→구독료 인상→기업 가치 상승)이 어떻게 AI 에이전트로 인해 해체되는지(AI 에이전트의 등장→UI 무력화→구독 가치 하락→기업 가치 붕괴)를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나아가 AI가 이끄는 GDP 성장 혜택이 국민경제로 순환하지 않고 그저 극소수의 기술기업에 집중되는 이른바 '유령 GDP'로 인해 거시경제가 결국 파국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소설같지만 아니라고 단언하기도 어려운 가능성을 애기하고 있다.

SaaS 모델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주요 SW 기업들의 미래전망마저 어둡게 하고 있다. 시장은 현재 SaaS 기업들이 누리고 있는 예측 가능한 매출이 향후 AI 에이전트로 인해 파괴될 매출에 불과하고 결국 더 이상 해자(moat)가 아니라고 인식하면서 이들 기업의 높은 주가를 뒷받침 하고 있던, 이른바 멀티플(기업가치 대비 매출 배수)을 크게 낮추고 있는 상황이다. 한때 매출 대비 몸값이 200배에 달하던 데이터 클라우드 기업인 스노우플레이크의 멀티플 축소는 충격적인 수준이다.

스노우플레이크의 멀티플 축소

하지만 사스포칼립스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들은 AI가 SaaS를 완전히 먹어치우는 것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오히려 SaaS의 '진화적 생존'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물론 반론도 현재 SaaS가 누리고 있는 해자들, 예를 들면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대규모 데이터를 볼모로 삼고 있다던가, 아니면 익숙한 UI로 인한 잠금효과가 AI 에이전트 시대에도 유지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하지만 반론은 현재의 SaaS 기업들이 가진 수십년간 축적된 독점적 데이터와 비즈니스 로직과 이러한 데이터들이 여전히 AI에게는 접근불가하고 따라서 활용불가능한 영역인 점에 주목한다.

사실 SaaS 기업들의 경쟁력은 단순한 데이터 처리에서 나오지 않고 환각없는 제로에 가까운 오류율과 고도의 신뢰성에서 나오고 이것이야 말로 AI가 가지지 못한 것이다. 따라서 AI 덕분에 쉽게 코드를 생성해서 유사한 서비스를 만들 수는 있지만 이 SW에 신뢰를 부여하는 것은 전혀 별개라는 문제인식이다. 나아가 향후 SaaS가 AI를 결합해 조직의 의사결정 히스토리와 사고 패턴이 담긴 추론 레이어가 구축되면, 말로 AI가 대체할 수 없는 SaaS의 해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따라서 반론은 AI가 SW를 먹는 사스포칼립스가 아니라 기존 SW 플랫폼이 AI를 하나의 기능 계층으로 흡수해 사용자에게 더 높은 가치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AI로 인해 한편에서는 일부 SW의 파괴가 진행되겠지만 한편에서는 AI를 장착하면서 더 강력한 SW로 거듭날 뿐 아니라 오히려 기존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형태의 더 많은 SW의 출현을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SaaS의 진화적 생존전략 중 하나로 거론되는 것이 바로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SaaS는 사용자의 머릿수대로 돈을 받는 '사용자당 과금(Per-Seat Pricing)'에 의존해 왔다. 그러나 AI 에이전트가 인간 사용자를 대체하게 되면, 기업은 더 이상 SW 워크스테이션을 대량으로 구독할 이유가 없다. 따라서 향후 사용자당 과금에서 토큰의 사용량 등에 기반한 사용량 기반 과금(Usage-based Pricing) 또는 해결한 과업의 수 등 성과 기반 과금(Outcome-based Pricing)으로의 진화가 예상된다.

다른 SaaS의 진화적 생존으로 SaaS 기업들의 '플랫폼화'를 들 수 있다. 앞으로는 수많은 AI 에이전트들이 활용될 것이기 때문에 이들에게 권한을 부여하고, 보안을 유지하는 '에이전트 제어 센터' 역할이 필요하고 이를 기존 SW 기업들이 한다는 것이다. AI가 통제 불능의 상태로 작동하지 않도록 SW가 설정한 매개변수와 거버넌스 내에서만 움직이게 하는 '안전한 AI 환경' 구축은 향후 기업의 성공을 담보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설령 SaaS의 종말이라고 하더라도 이는 사용자에게 SW라는 도구를 빌려주는 'SaaS(Software as a Service)라는 비즈니스 모델'의 종말이고 SW가 마치 전문가처럼 직접 최종 결과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SaaS(Service as a Software, 또는 SaaW)로의 변신이라고 말 할 수 있다.

결국 사스포칼립스는 AI라는 거대한 물결이 기존의 SW 생태계를 덮치며 발생하는 필연적인 현상이며 이러한 산업패러다임의 대전환은 불가피하다. 전통적인 UI 중심의 SaaS는 생존을 위해 변화할 수 밖에 없으며 이제 SW의 가치는 AI 에이전트가 얼마나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비즈니스 로직을 수행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다. 따져보면 비록 AI 시대이지만 변해야 산다라는 기업운용의 본질은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다.

SaaS 기존 성공 방식 vs AI 이후 변화 vs 생존 전략

유재수 싱귤래리티 금융 소사이어티(SFS) 간사 yoojs6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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