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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유학생 비자 제도를 대폭 완화하는 등 파격적인 정주 지원책을 쏟아내고 있다. 현장에서는 제도 개선을 반기면서도, 외국인 유치 확대와 정주 환경 조성에 내실 있는 정책이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법무부는 최근 '2030 이민정책 미래전략'을 통해 국내 대학에서 기량이 검증된 유학생을 우선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우선 과학기술 연구 분야 우수 인재에게 비자·체류 혜택과 정착 프로그램을 연계하는 '톱티어(Top-Tier) 비자' 대상을 확대한다. 기존 5개 이공계 특성화 대학에만 적용되던 '영주·귀화 패스트트랙' 또한 일반 대학 등 32개교로 확대해 'K-STAR 비자 트랙'으로 운영한다. 이 트랙에 포함된 대학이 추천한 우수 인재는 졸업 즉시 거주(F-2) 자격을 얻고, 영주권(F-5) 취득 소요 기간을 최소 3년 단축할 수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우수 인재를 확보하려는 대학들의 니즈를 적극 반영해 대학 수를 늘리고 수혜 대상을 '석·박사 통합 과정 중 석사과정을 수료하고 박사과정에 있는 재학생' 및 '박사 후 연구원으로 과학기술분야 연구에 참여 중인 자' 등 대상을 구체적으로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의 한 국제교류처 관계자는 “비자 발급 가능성과 용이함 그리고 안정성은 유학생의 학교 선택에 결정적인 요소”라며 “우수 인재 비자 확대는 반길 일이다”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책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제기된다. 지방의 한 대학 관계자는 “현재 다수의 유학생은 취업이나 거주 목적보다 학업 자체에 집중하기 때문에 당장 수치적인 확대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학원 중심 혜택인 만큼 일부 대학 인재 유치는 기여하겠지만, 대규모 유치를 원하는 지방의 일반 대학들까지 당장 큰 효과가 돌아가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또한 법무부는 유학생 체류 관리를 잘하는 학과는 비자 혜택을 주는 '우수학과 평가제'를 실시하고, 취업비자(E계열)를 기술 수준별로 고·중·저숙련 3개로 개편하는 등 복잡한 현행 취업비자(10종 39개) 체계를 단순화한다.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전자민원 서비스와 지능형 출입국 심사 시스템도 구축해 행정 효율도 높인다.
유해준 경상국립대 국제처 국제교육부처장은 “벌보다는 상을 주는 비자 제도는 찬성한다”면서도 “단순한 혜택을 넘어 문제가 없는 학교에는 유학생이 바로 입국할 수 있도록 하거나 대학에 비자 관련해 자율권을 주는 등 과감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유학생 사이에서 '비자 발급은 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까다로운 현재 시스템을 개선해 비자가 원활한 대학이 곧 문제없는 교육기관이라는 신뢰를 심어줘야 한다는 의견이다.
유 교수는 “유학생 유치를 '유학 시장'이나 '사업'으로 보는 도구적 관점에서는 우수 인재 유치가 어렵다”며 “우수 대학에는 권한의 상당부를 주고 학교에 책임을 지우는 방식으로 전환하면 대학들이 인재 유치에 사활을 걸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대학 관계자는 “표준입학허가서를 발급받아도 실제 비자 발급까지 한 달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있어 개강 후 입국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체감되는 행정 유연성 확보가 필요하고, 유학생 수 확대를 넘어 한국어 교육, 학업 상담, 취업 지원 등 정주 연계 프로그램의 내실을 다지는 체계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