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사진=연합뉴스
중동 리스크 확산으로 국제유가가 40% 이상 급등하고 글로벌 해상 물류 불안이 현실화하면서 한국 경제가 제조업 생산비 증가와 공급망 교란이라는 이중고에 직면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호르무즈 해협을 중심으로 원유와 천연가스 수송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데 따른 여파다.
산업연구원(KIET)은 16일 '미국-이란 전쟁의 리스크 확산과 한국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표하고,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와 정부의 리스크 관리 등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두바이유 기준 국제유가는 전쟁 이전 배럴당 약 72달러에서 최고 103달러 수준까지 40% 이상 급등했다. 특히 한국은 중동산 원유 수입 비중이 약 70% 이상에 달하며 물량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고 있어 분쟁 확대로 인한 원가 상승 압력이 이미 가중되고 있는 상태다.
유가 급등은 곧바로 제조업 생산비용 증가로 이어진다. 국제유가가 10% 상승할 경우 국내 제조업 생산비용은 평균 약 0.71%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석유제품(6.30%), 화학제품(1.59%), 고무·플라스틱(0.46%) 등의 산업이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대(對)중동 수출의 경우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 수준이라 직접적인 무역 충격은 상대적으로 덜하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조치 등으로 운송비가 상승하고 납기가 지연되는 등 글로벌 공급망 교란이 발생하며 수출 전반에 간접적인 타격이 가시화하고 있다.
홍성욱 KIET 산업경제데이터분석실장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는 에너지 공급망 불안과 국제유가 상승을 통해 국내 경제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면서 “에너지 공급망 안정화와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 관리 등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