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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패밀리오피스 경쟁이 사실상 '2라운드'에 들어섰다. 기존 100억~1000억원 이상 자산가 중심의 시장에서 최근 30억~50억원대 고객을 겨냥한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패밀리오피스가 슈퍼리치 전유물에서 고액자산가 중간층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국내 패밀리오피스 시장은 그동안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대형사를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이들 증권사는 일반적으로 금융자산 100억원 이상 고객을 주요 대상으로 삼아 초고액자산가 가문을 대상으로 자산관리, 상속·증여, 가업승계, 세무·법률 자문 등을 결합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사실상 '초고액자산가 클럽'에 가까운 구조였다.
국내는 아직 발전 초기 단계로, 초고액자산가만을 겨냥한 현재 구조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2025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 100억원 이상 자산가는 약 4만명인 반면 10억~100억원 미만 자산가는 40만명대에 달한다. 증권사들이 더 넓은 고액자산가층으로 외연을 넓히는 흐름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이는 글로벌 시장 성장과도 맞닿아 있다. 딜로이트는 아시아 지역 패밀리오피스 수는 2019년 대비 28% 증가했으며, 2030년까지 40% 늘어 약 3200개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패밀리오피스를 운영하는 가문의 총자산 역시 2023년 5조5000억달러에서 2030년 9조5000억달러로 급증할 것이라 예측했다.
이 때문에 최근 시장에 뛰어든 후발주자들은 문턱을 낮추는 동시에 서비스 범위를 넓히는 방식으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IBK투자증권은 이달 금융자산 50억원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패밀리오피스를 출범시키며, 중소·중견기업 오너의 가업승계와 기업 생애주기 관리를 전면에 내세웠다. IBK기업은행 금융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해 기업금융(IB) 연계 상품과 컨설팅을 제공하는 점도 특징이다.
하나증권도 지난해 11월 강남 센터필드에 전용 점포 '더센터필드W'를 열고 자산 30억원 이상 고객을 겨냥한 서비스를 시작했다. 스타 PB와 외부 전문가를 전면 배치하고, 하나은행의 상속·증여 자산관리와 시니어 서비스를 연계했다. 초고액자산가 중심의 폐쇄적 시장을 넘어 더 넓은 고액자산가층과 기업 오너를 흡수해 자산관리와 승계, 세무·법률 자문, 투자은행(IB) 기회까지 함께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증권사들은 패밀리오피스를 단기 사업이 아닌 장기 고객 확보 전략으로 보고 있다. 고액자산가 한 명을 확보하면 자산관리 수수료뿐 아니라 상속·증여 자문, 가업승계, 자금조달, 기업 매각, IPO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중견기업 오너 고객은 개인 자산과 기업 자산이 맞물려 있어 패밀리오피스가 WM과 IB를 잇는 핵심 채널로 기능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증권사 관계자는 “패밀리오피스가 단순 WM이 아니라 IB 사업과 연결되는 핵심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며 “증권사들이 관련 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주요 증권사 패밀리오피스 전략 비교
송혜영 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