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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시론] BTS생중계가 증명한 K소프트파워의 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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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1일 광화문 공연을 앞두고 많은 이들이 물었다. “사기업 행사에 공공자원을 쏟아붓는 것이 정당한가?” 광장 대여료 9000만원, 공무원 1만5000명 동원, 사흘간 도심 교통 통제. 비판은 거셌다. 논란 속에서도 공연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넷플릭스 집계에 따르면 전 세계 80개국 주간 톱10 및 24개국 1위에 오르는 등 반응이 뜨거웠다. 중계 역시 매끄러웠다. 한국에서 최초로 전 세계로 라이브를 송출한 넷플릭스는 이번 공연을 위해 자체 전송망을 비롯해 164.5톤의 방송 장비, 108TB의 데이터 처리 등 전례 없는 대규모 인프라를 투입했다고 밝혔다.

정부 역시 이번 글로벌 플랫폼의 메가 이벤트가 단순한 문화 행사를 넘어, 3월 방한 외래 관광객을 전년 동기 대비 31%나 급증하게 이끄는 등 국가 브랜드 제고와 관광 활성화를 이끌었다고 평했다. 이러한 낙수 효과는 구글 트렌드(Google Trends) 데이터와 한국은행 산업연관표를 직접 분석한 결과에서도 확인된다.

구글 트렌드는 특정 키워드의 검색량을 해당 기간 최고점 대비 0~100으로 정규화한 지표다. 전 세계 'BTS' 주간 검색 관심도를 추적하면, 군복무 기간(2024.1~2025.6) 평균은 29에 불과하다. 그러나 활동이 완전히 중단된 그룹이 2년간 이 수준을 유지했다는 점은 통상적 아이돌 생애주기로는 설명되지 않는다. 1월 월드투어 발표에 88로 급등했고, 다시 40대로 안정됐다가, 3월 15일 공연 주간부터 재차 상승해 3월 21일 광화문 컴백에서 역대 최고치인 100을 기록했다. 구간별로 보면 군복무 28.8, 전역 후 28.9, 월드투어 발표 후 47.9, 컴백 공연 전후 85.3이다. 군복무 대비 196% 상승. 관심이 소멸한 것이 아니라, 언제든 재점화될 수 있는 상태로 유지되고 있었다는 뜻이다. 이것이 소프트파워의 실체다.

글로벌 위상의 좌표를 잡으려면 비교가 필요하다. 같은 기간 테일러 스위프트의 검색 추이를 겹쳐 분석했다. 구글 트렌드에서 두 키워드를 동시에 입력하면 동일 스케일로 정규화되므로 직접 비교가 가능하다.

2024년 초 에라스 투어 전성기에 100을 기록한 테일러 스위프트는 투어 종료 후 점차 하락해 2026년 초 한 자릿수까지 내려갔다. 반면 BTS는 군복무 중에도 10 이하로 내려가지 않았고, 컴백과 함께 단번에 역전했다. 두 그래프가 교차하는 2026년 3월은, 3년 9개월의 공백을 단 한 번의 공연으로 메운 K팝의 저력을 보여준다. 글로벌 주요 외신이 '테일러 스위프트에 맞먹는 경제효과'를 전망한 근거다.

검색 관심도는 관심의 크기를 보여주지만, 경제적 파급의 구조는 설명하지 못한다. 한국은행 산업연관표의 생산유발계수를 분석했다. 특정 산업에서 1원의 최종수요가 발생할 때 전 산업에서 총 몇 원의 생산이 유발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는 1.14로 전 산업 평균(1.85)에 못 미친다. 그런데 이번 BTS 광화문 공연은 공연장 안에서 끝나지 않았다. 팬들은 KTX를 타고(교통 2.62), 호텔에 묵고(숙박 1.93), 면세점에서 쇼핑하고(유통 3.10), 넷플릭스로 시청했다(방송 2.12). 소비 배분을 고려한 가중 생산유발계수는 약 2.17로, 전 산업 평균을 상회한다.

BTS 구간별 글로벌 관심도 변화. [출처 : 구글 트렌드]

현장 데이터가 이를 뒷받침한다. 공연 당일 광화문 인근 편의점 매출은 전주 대비 최대 270% 급증했다. 해외 관광객 결제카드 와우패스의 하루 충전액은 30억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고, 당일 카드 발급량도 4921장으로 전일 대비 15% 이상 늘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대비 2.4배 증가했으며, 신세계면세점 명동점에서는 영국인 고객이 3배, 미국인 2.7배로 국적 구성도 다양해졌다. 공연에서 시작된 소비가 복합 산업을 거치며 증폭되는 구조, 이것이 '아미노믹스'의 경제학적 실체다.

공연 전후 소셜 언급량은 26억2000만건으로 넷플릭스 라이브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세종대왕 관련 영문 언급량은 전일 대비 630% 폭증했고, '#gwanghwamun'과 '#arirang' 해시태그 검색량도 동시에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더 주목할 점은 이러한 관심이 특정 팬덤이 아닌 범세계적 현상으로 확산됐다는 사실이다. 국가별 BTS 검색 관심도는 태국(86), 페루(79), 멕시코(66) 순으로 동남아·중남미가 상위권이다. 흥미로운 것은 같은 국가들에서 'Arirang' 검색 역시 급등했다는 점이다. 미얀마(100), 필리핀(99), 싱가포르(84). 600년 된 전통 민요가 한국(44)보다 높은 관심도를 기록했다.

이 효과는 온라인에 머물지 않았다. 공연 다음 날 경복궁 관람객은 전주 대비 60% 증가했고, 외국인 숙소 예약은 전주 대비 103% 늘었다. 광화문을 넘어 성수동의 외국인 방문자 증가율(52.6%)이 종로구(49.9%)를 앞지르는 등 소비가 서울 전역으로 확산됐다. 3월 방한 외국인은 200만명으로 역대 최고를 찍었다. CNN이 '슈퍼볼 하프타임쇼에 견줄 만한 문화적 이벤트'로 평가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K팝이 K컬처의 관문이 되는 순간을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포착한 것이다.

대여료와 공무원 인건비를 합산한 공공비용은 약 9억원이다. 블룸버그 추산 1일 경제효과 2660억원과 비교하면, 비용 대비 약 300배다. 넷플릭스 1840만명이 시청하며 77개국에서 1위를 기록했고, 안전사고는 제로였다. 논란은 기우였다.

국가별 BTS 검색 관심도.[출처: 구글 트렌드]

그러나 남은 과제는 분명하다. 첫째, 경찰은 26만명을 예측했고 서울시 데이터는 4만8000명을, 하이브는 10만4000명을 발표했다. 같은 현장에서 기관별 추산이 5배 이상 벌어진 것은 대형 문화행사 인파 추산의 표준 방법론이 부재하기 때문이다. 과잉 예측이 과잉 동원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둘째, K팝 전용 공연 인프라가 없어 광화문을 빌려야 하는 현실은 산업의 병목이다. 국회 문체위에서도 지적됐듯 전용 공연장 건립은 6~7년이 소요되며, 지금 시작해야 한다. 셋째, 공연 이후 강릉·부산·대구·용인 등으로 확산된 관광 수요를 체계적 상품으로 발전시킬 제도적 기반이 필요하다. 이 자산을 일회적 이벤트로 소비할 것인가, 지속 가능한 시스템으로 전환할 것인가. K소프트파워의 다음 공식은 이 질문에 대한 답에서 시작될 것이다.

김용희 선문대 경영학과 교수 yhkim1981@sunmoon.ac.kr

〈필자〉선문대 경영학과 교수이자 오픈루트 연구위원으로 정보통신기술(ICT)과 미디어 분야 전문가다. 미디어와 경영 관련 학회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미디어 정책 관련 각종 연구반과 태스크포스(TF)에서 활동하며, 미디어 산업을 보는 폭넓은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 미디어 산업에 사회·경제 효과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미디어 컨설팅과 연구를 수행하는 오픈루트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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