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교육청 A장학관 휴대한 채 회식 참석, 사전 계획 가능성... 나도 피해자? 동료 여직원 불안감
▲ 불법 촬영 단속 및 점검
서울 중부경찰서, 민간 보안업체 'NSOK' 관계자 등이 7일 오후 서울 중구의 한 건물 내 화장실에서 불법촬영 카메라 단속 및 점검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동료 부하직원들이 마련해준 송별회 장소 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신체를 촬영해 현행범으로 체포된 충북교육청 A장학관이 수십만 원대의 '라이터' 불법촬영 장비를 이용해 범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A장학관이 사전에 카메라를 구입해 회식 장소에 참여한 정황을 감안해 추가 범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휴대폰 포렌식 조사로 여죄를 살펴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A 장학관과 함께 일했던 여성 동료들이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그가 부하 직원들에게 갑질까지 행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파장은 커지고 있다.
<충북인뉴스> 취재 결과 A장학관이 범행에 사용한 것은 것은 '지퍼캠'이라 불리는 카메라로 확인됐다. 지퍼캠은 외관이 지퍼 라이터처럼 생겼고, 하단 부에 카메라가 부착된 카메라를 지칭한다. 일반 라이터처럼 생긴 일명 '라이터캠'보다 실물에 가까워 식별이 어렵고, 가격도 더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한 업체는 자신들이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는 지퍼캠에 대해 "고급스런 디자인으로 완벽 위장", "1920×1080의 선명하고 깨끗한 풀HD화질", "초소형 렌즈로 누구도 알아채기 힘든 완벽한 디자인", "따라올 수 없는 초고화질의 선명하고 부드러운 영상"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이 제품은 실제 라이터처럼 불까지 켜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라이터 외관에 로마 십자가 문양 등 여러 액세서리까지 추가할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지퍼캠은 40만 원 선에서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A장학관이 범행에 사용한 제품명은 확인되지는 않았다.
계획 범죄 가능성 커
A 장학관의 범행은 우발적으로 진행된 것이 아니라 사전에 계획됐을 가능성이 크다. 그가 범행을 한 곳은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에 있는 식당으로 충북교육청과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이 식당은 평소 충북교육청 직원들이 회식 장소로 자주 찾는 곳으로 알려졌다.
범행이 이뤄진 날은 동료 부하 직원들이 충북교육청 핵심 부서로 떠나는 A 장학관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한 송별회 자리였다. A장학관은 이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카메라를 가지고 휴대한 채 참석했다. 식당에 도착한 A장학관은 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한 뒤 다시 회식 자리에 동석했다.
이에 대해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정황상 카메라를 소지하고 있다가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기보다는, 미리 마음을 먹고 카메라를 소지한 채 해당 장소에서 범행을 했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라고 말했다.
"나는 서울대 많이 보낸 사람… 처신 똑바로 해라" 갑질 의혹도 제기
취재 과정에서 A 장학관에 대해 몰래 카메라 이외에 갑질 의혹도 제기 됐다. 한 제보자는 "지인이 A장학관과 함께 일할 당시 갑질 괴롭힘을 당해 정신과 치료까지 받았"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제보자는 "A 장학관이 출장을 떠날 때 부하 직원들이 돈을 갹출해 제공한 적도 있다"라고 전해왔다.
전교조 충북지부 박현경 사무처장은 "'A 장학관이 후배 직원들에게 처신 똑바로 하라는 말을 자주했다'라거나 '내가 학교에 있을 때 학생을 서울대에 많이 보냈던 사람'이라는 식의 과시성 말을 했다는 조합원들의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라고 밝혔다.
부하 직원에 대한 갑질 의혹과는 별개로 충북교육청 핵심 관계자들은 A 장학관에 대해 업무 능력이 매우 탁월했다는 상반된 평가를 내렸다. 한 관계자는 "업무 추진 능력이 매우 우수해 에이스라는 평가를 받았다"라며 "이런 일이 발생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맡은 업무마다 탁월한 성과를 냈다"라며 "그러니 교육청의 가장 핵심 요직으로 인사 발령이 나지 않았겠나?"라고 말했다.
충북교육청 본청, 연 1회 불시 점검… 여직원들 불안감 토로
A 장학관과 함께 일한 적이 있는 충북교육청 여성 직원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그와 수년 전 함께 근무했다고 밝힌 B씨는 "나도 피해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끔찍하다"라며 "A 장학관의 여죄가 있는지, 영상이 유포 전파됐는지,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사무처장은 "조합원 소통방에 '빨리 파면시켜야 된다. 직위해제 상태에서 어물쩍 하다 넘어가면 안된다'는 목소리가 많이 올라오고 있다"라고 전했다. 박 처장은 "A 장학관과 함께 일했던 동료 직원들에 대한 심리 상태 등 우선적인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충북교육청은 본청의 경우 연 1회 불법 촬영 카메라 점검을 하고, 일선 학교 현장은 연 2회 실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교육청 관계자는 본청의 경우 지난 해 11월 불법 촬영 카메라 점검을 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