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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기 힘든 농촌 빈집 임대, 귀농 꿈 안 접게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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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빈집 관리 대행 서비스, 빈집 플랫폼 등... 적극적인 민관 합동 정책 고민 필요

나는 지난 2005년 33세 때 아내와 함께 귀농해 유기농 농사를 짓는 23년차 전업 농부다. 농부로 사는 일은 힘들지만 보람이 있다. 흙 만지며 사는 농부의 이야기를 연재 기사로 정리하고자 한다. <기자말>

"마을에 빈집 좀 있으면 소개해주세요."

얼마 전 한때 우리에게 농사를 배웠던 친구가 귀농하고 싶다고 연락을 했다. 최근 결혼해 아기를 낳았는데, 서울에 사는 것이 답답하다며 빈집 소개를 부탁했다.

마을 이장님과 어르신들한테 연세로 얻을 빈집이 있는지 물으니 신혼부부와 아이까지 오면 정말 좋겠다며 빈집 구하기 작전에 돌입했다. 이장님과 어르신들이 나서서 여기저기 빈집 주인들한테 전화를 하셨다.

멀쩡한 2층 집인데 10년이나 비어있는 집, 지난해 겨울에 어르신이 돌아가셔서 빈집이 된 집, 몸이 아파서 요양원에 간 어르신의 집 등. 하지만 대부분 세 놓는 일에 시큰둥했다. 집을 터무니 없이 비싼 가격으로 매매하려는 경우도 있었다.

젊은 이웃 반기지만 정작 살 곳은 없는 현실

농촌 마을에는 방치되는 빈집이 늘어나고 있다.

ⓒ 조계환

겨우 주인을 설득해서 집 하나가 임대 후보가 되었다. 최근 내부 수리를 해서 적당히 깨끗하고 살만한 집이었다. 지난해 가을 어르신이 돌아가시고 집이 빈 터라 바로 들어가서 살 수 있을 것 같았다. 옆집 사는 할머니가 친척인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어주셔서 통화를 했다. 돌아가신 어르신 아들로, 다른 지역에 살고 있다. 할아버지 살아 계실 때 몇 번 뵈었던 분이다.

"세는 얼마 정도 드리면 될까요?" 물으니, "일단 사람 한번 만나보구요" 하신다. "어느 정도 가격인지는 알아야 와서 집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했더니, 그래도 사람을 본 후에 결정하겠다고 하신다. 한번 시간을 내서 그 친구들이 오면 만나기로 하고, 일단 전화를 끊었다. 농촌에서는 누군가 새로운 사람을 들일 때 굉장히 조심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 집 주인 입장에서는 근처에 살지도 않는데 임대 분쟁이라도 생기면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다.

며칠 후 젊은 부부가 근처에 일이 있어 아이를 안고 마을에 찾아왔다. 마을 어르신들이 젊은 부부와 아이를 보고 반가워하셨다. 온 김에 빈집을 보고 가면 좋을 것 같아 집주인에게 전화로 현관 비밀번호를 좀 알려주면 안되겠냐고 간청했지만 안된다고 했다. 친척인 옆집 할머니에게 알려주어 잠깐 안을 보게 하는 것도 안되겠냐고 하니 끝내 거절을 하셨다. 아무래도 집 주인이 집을 임대 해줄 확신이 안 선 듯 했다. 그들은 그냥 집 밖과 마당만 보고 떠나야 했다.

귀농 희망 부부는 부동산에 나와 있는 근처 마을 빈집 몇 채를 봤지만, 대부분 수리를 많이 해야 하거나 비싼 값으로 매매를 해야만 하는 곳이라 마땅한 곳을 찾지 못했다. 빈 손으로 서울로 돌아갔지만 이 친구들은 하루 동안 많은 생각을 했을 듯 싶다.

농촌에서 빈집 구하는 일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는 현실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그 뒤로 '당분간은 서울에 살고, 언젠가는 귀농하겠다'로 이야기가 바뀌었다. 젊은 부부 가족들과 이웃이 되고 싶어했던 마을 어르신들은 아쉬워하셨다. 우리도 빈집 문제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됐다.

빈집은 많지만...

농촌에 살다 보면 도시에 사는 지인이나 건너 아는 사람에게서 빈집 소개 요청을 많이 받는다. 실제로 우리 마을만 해도 빈집이 7채다. 70여 가구가 사는 마을에 빈집이 10%인 셈이다. 하지만 공식적으로 임대로 나온 집은 1채밖에 없다. 왜 집 주인들은 빈집을 그냥 두는 걸까?

2024년 행정 조사 결과를 보면 농촌에는 7만 8천호의 빈집이 있다. 이중 철거 대상인 빈집을 빼고 활용 가능한 집은 4만 8천호라고 한다. 이 빈집들이 임대 시장에 나온다면 농촌 인구는 늘어날 수 있을 것이다.

도시에는 귀농, 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다. 확실한 일거리와 집만 있다면 농촌으로 내려오기 쉬울 것이다. 잘 모르는 농촌에 오자마자 큰 돈 들여 집이나 땅을 덜컥 사는 것 보다는, 일단 빈집을 빌려 살아보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 하지만 농촌에 빈집이 많아 보여도 막상 살 곳을 찾는 일은 어렵다. 집 주인들이 집을 잘 내놓지 않기 때문이다.

왜 그럴까? 여기서도 '부동산 가격은 언젠가는 반드시 오른다'는 기대가 작동하기도 한다. 농촌 집과 땅도 언젠가 반드시 오를 것이라는 생각에 그냥 묵혀두는 경우도 있다. 또 빈집의 경우 대개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유산으로 상속 받은 재산일 때가 많다. 도시에 사는 자식들 입장에선 그리 큰 돈이 들어오는 것도 아닌데 임대로 내주는 것은 귀찮은 일일 수 있다.

최근에는 귀촌 했던 베이비붐 1세대들이 건강 문제 등으로 도시로 다시 돌아가면서 빈집들이 또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집을 아주 근사하게 지어 놓았기 때문에 팔 때도 비싼 가격에 팔고 싶어한다. 하지만 농촌으로 내려오려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집은 팔리지 않는다. 매매로 내 놓은 집이 안 팔리면 임대로 바꿔내면 좋으련만, 대부분 몇 년 넘게 그냥 빈집으로 방치된다.

이밖에 농촌에 땅을 구입해서 농막이나 집을 지어 놓고 별장처럼 사용하는 분들도 있다. 처음 한두 해가 지나고 나면 1년에 겨우 서너번 오고 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이런 집들도 거의 빈집 상태다. 농촌 빈집에 사람들이 좀 들어왔으면 좋겠다. 특히 논밭에서 젊은 사람들 보면 정말 반갑다. 우리가 30대 초반에 귀농했을 때 마을 어르신들이 왜 그렇게 잘해주고 따뜻하게 대해주셨는지 이해가 간다.

민관 합동 정책으로 고민해보면 어떨까

빈집 문제 해결 방법을 고민하다.

ⓒ reddfrancisco on Unsplash

이런 빈집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사실 행정기관에서도 적극적으로 귀농, 귀촌자를 유치하고자 다양한 정책을 펴고 있다. 일정 기간 동안 농촌에 머물며 귀농지를 알아볼 수 있는 '귀농인의 집', 빈집을 구해서 살 경우 수리비를 지원해주는 정책, 아이와 함께 올 경우 교육비를 지원해주는 정책 등 지자체별로 다양한 귀농 귀촌 지원 정책들이 실행되고 있다.

하지만 전국 농촌으로 이런 정책들이 다 퍼지지는 않고 있다. '귀농인의 집'은 집이 부족해서 대기자가 많고, 실제 정착률도 낮다고 한다. 빈집 수리비를 지원해 줘도 빈집이 워낙 안 나오니 공급이 부족하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운영하는 귀농 귀촌 사이트 '그린대로'에 전국의 빈집 정보들이 올라오기도 한다. 하지만 그 숫자는 많지 않다. '그린대로'에 올라와 있는 빈집은 3월 현재 100여 집 가량 밖에 안 되고, 대부분 매매를 원하는 집이다. 연세나 월세는 9건밖에 안 된다.

인구 소멸 지역 농촌을 살리기 위해서는 빈집을 쉽게 임대로 얻을 수 있어야 한다. 넘쳐 나는 빈집에 사람을 들일 수만 있다면 농촌이 살아날 수 있지 않을까. 행정기관에서만 빈집 정책을 만들고 실행할 것이 아니라 민간 기업 참여도를 높인다면 더 효과적일 것 같다.

핵심은 집 주인의 마음을 열고 임대 시장에 빈집이 나오게 하는 일이다. 귀찮은 집 수리와 관리, 임대인 모집, 임대 분쟁 까지 대행해주는 서비스 업체가 있다면 빈집 임대가 조금씩 조금씩 늘어날 것이다.

이런 민간 업체에 지원하여 '빈집 관리 대행 서비스', '빈집 플랫폼' 등의 사업이 농촌에서 인기를 끌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도시의 주택 공유 서비스처럼 농촌 빈집 공유 서비스가 필요하다. 행정에서 적극적으로 고민하며 다양한 의견을 모아 본다면 실질적인 빈집 정책이 나올 수 있다.

농촌에도 들고 나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좀 더 생활하기 좋아질 것 같다.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곳에 계속 사람들이 들어오면 처음에는 조금 마찰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점차 자연스럽게 익숙해질 것이다. 사람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농촌 마을이 늘어나면 좋겠다. 적극적인 빈집 정책으로 농촌에 활기가 생기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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