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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감격했어요, 우리가 어디 가서 이런 노래를 듣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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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도 대동마을에서 열린 음악회 참관기

여자도 '산다이동산'에서 열린 음악회를 관람하는 주민들 모습

ⓒ 오문수

"이런 공연은 동네에서 본 적이 없어요. 진짜 좋았지요. 너무 감격했어요. 살다가 이렇게 좋은 일이 있구나! 그런데 '봄날은 간다' 노래 따라할 때 마음이 슬펐어요."

21일(토) 오후 두 시, 여자도에서 열린 YM뮤지션 음악공연회에 참석한 102세 조계방 할머니의 참관 소감이다. 조계방 할머니는 여자도 대동마을에서 최고령 할머니다. 아들네가 마을에 살고 계시지만 혼자서 생활하신다. 혼자서 몸을 씻고 청소하며 꽃 그림도 그린다. 심지어 바늘귀도 혼자서 끼어 옷을 수선한다.

'여자도'의 유래를 알면 흥미롭다. 공중에서 섬을 바라보면 너 '여(汝)'자 형태다. 또한 육지와 거리가 멀어 모든 생활수단을 스스로 해결한다는 뜻으로 스스로 '자(自)'를 써서 여자도(汝自島)라 불렀다.

여자도는 2개의 유인도와 5개의 무인도로 구성되어 있다. 유인도 중 큰 섬은 대여자도, 작은 섬은 소여자도로 나뉘지만 소여자도에는 소나무가 많아 소나무 '송(松)'자를 써서 '송여자(松汝自)'라고도 부른다. 2012년 5월 대여자도와 송여자도를 잇는 560M 길이의 연육교가 준공되어 주민들이 오간다.

여수시청에서 직선거리로 17.2㎞ 떨어진 거리에 있는 여자도는 동쪽 4.5㎞지점에 소라면과 화양면, 북쪽에는 순천 와온, 북서쪽에는 벌교읍, 남서쪽에는 고흥반도가 있어 여자만 중심에 있는 섬이다.

소여자도 마을 담장에 그려진 그림들

ⓒ 오문수

여자도 대동마을 모습

ⓒ 오문수

여자리에는 송여자, 마파지, 대동의 3개의 자연부락이 있다. 마을의 내력으로는 임진왜란 당시 승주군 낙안면 선소에서 성명 미상의 남원 방씨가 처음 입도하여 마파마을에 살았으며 그 후 초계최씨가 풍랑을 피하기 위해 대동마을에 입항하여 마을을 형성했다.

조선시대에는 여자도를 넘자도라 불렀다. 그래서 지금도 송여자도를 솔넘지라 부르고 넘자도라고도 한다. '넘'은 넘는다는 뜻이며 '자'는 산을 말하는 고어이다. 섬의 높이가 낮아서 파도가 산을 넘는다는 말이다. 따라서 여자도는 산의 지형이 낮다.

여자리에는 122세대 214명의 주민이 살고 있다. 그중 대동마을에는 55세대에 100명의 살고 있다. 주 수입원은 어업과 농업을 겸하고 있으며 낙지, 꽃게, 전어, 새우, 숭어, 새꼬막을 잡으며 생활하고 있다.

새꼬막의 주산지는 여자만으로 전국 새꼬막 생산의 75%를 담당한다. 두 꼬막의 차이를 비교하는 기준은 주름골이다. 참꼬막은 17~18개의 주름골이, 새꼬막에는 30~34개의 주름골이 있다.

주민들이 겪는 애로사항의 첫 번째는 뭍으로 가는 교통편이다. 건자재나 전자제품 등 모든 물건을 배로 운반해야 한다. 두 번째는 긴급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병원으로 이송하는 애로사항이다. 주민 대부분이 70~90세로 연로한 상태라 병원을 자주 가야 하기 때문이다.

가치지향의 목회관으로 섬으로 간 이기정 목사

1990년 결혼해 순천에서 목회를 시작한 이기정 목사는 20대 중반에서 40대까지는 살기 위한 목회로 치열하게 살았다. 그러나 50대가 되어 가치관의 전도가 일어났다. 살기 위한 목회가 아니라 죽으러 가는 목회, 생존의 목회가 아니라 가치 지향의 목회로 바뀌면서 섬으로 갔다.

섬 중에서도 누구도 가지 않는 섬으로 가려고 했다. 교인들이 몇 사람 되지 않는 곳으로 가려고 힘썼다. 거기에는 확신이 있었다. 교회는 한 두 사람, 몇 사람이 안 되어도 마을에는 최소 20~30명이 살고 있기 때문에 마을을 살리면 교회가 산다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마을주민들과 힘을 합쳐 100여 평의 야외공연장(산다이동산)을 만든 그에게 '산다이동산'을 만든 이유를 들어 보았다.

"산다이동산'은 지역 주민들의 공동체장뿐만 아니라 여자도를 찾는 여행자들을 위해 만든 휴식 공간이기도 하고 문화공간이기도 합니다. 산다이동산의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썬데이(교회)-거문도 영국군 주둔으로 썬데이가 산다이로 구전되면서 신종어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의역하면 교회 동산이라는 뜻입니다.

유럽 교회는 광장문화, 세상의 소통, 공동체 전체가 사용되는 것처럼 여자도 '산다이동산'도 그런 의미죠. 공간의 면적은 두 필지로 되어 있는 100평 면적에 산다이동산이 조성되어 있어요. 산다이동산은 담수하고 버리는 물을 끌어 와 폭포수와 족욕을 할 수 있도록 물이 흐르도록 만들었고, 공간에 높이를 달리한 객석을 만들어 어느 곳이 무대가 되든 오페라하우스처럼 공연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습니다. 공연 외 시간에는 커피 한 잔으로 자연과 삶을 관조할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기정 목사의 목회관은 남다르다. 도시가 아닌 오지로, 물질 중심이 아닌 삶의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는 곳으로 향한다. 교회와 세상이 둘로 나뉘는 이분이 아니라 하나로, 교회 안에서 목양과 교회 밖 세상에서 돌봄과 봉사, 섬김이다. 그래서 교회 목양이 반, 마을 안에서 돌봄 섬김-지역사회의 필요를 따라 섬기는 일이 반이다. 그는 떠나는 여자도가 아닌 돌아오는 여자도를 기획하고 있다.

대여자도와 소여자도를 잇는 연육교 모습

ⓒ 오문수

그에게는 여자도를 K-여자도, 문화가 있는 섬, 지친 현대인들에게 쉼을 주는 섬, 석양을 보고 걷고, 윤슬길을 걸으며 위안과 살아갈 의미를 발견하는 섬으로 만들고 싶은 꿈이 있다.

그는 섬박람회 기간 동안 음악회를 준비 중이다. 우리의 고전 아리랑과 서양의 클래식이 만나는 음악회로, 102세의 할머니의 인생이라는 연주를 이름한 '102현의 연주'를 기획하고 있다.

50여 명이 참석한 산다이동산 음악회에는 YM뮤지션 팀이 아름다운 연주를 해 여자만의 정취를 더욱 빛냈다. YM(여수뮤지션)서포터즈는 2024년 3월 1일 출범한 비영리단체이다. 현재 112명(192구좌)의 시민이 1구좌(3000원) 이상을 매월 적립 중이며 여수에서 활동 중인 정상급 뮤지션을 선정하여 공연 1회당 100만 원의 작품비와 관람으로 지원하고 있다.

20대 초반에 기타를 처음 접한 후 여수, 순천, 광양 일대의 길거리 공연과 중고등학교 인문학 학습을 무대로 200여 차례의 미니 콘서트를 가진 YM뮤지션 안철 대표의 꿈은 소박하다.

여자도는 새꼬막 주산지다. 참석자들에게 주민들이 새꼬막을 대접했다.

ⓒ 오문수

여자도 '산다이동산'에서 열린 음악회에 참석한 주민들과 함께 기념촬영

ⓒ 장수연

"30여 년을 함께한 지역에 아마추어 뮤지션이 프로로 성장할 수 있는 제도와 지원이 마련된다면 여수의 김광석, 장범준 같은 가수는 물론 바이올리니스트, 피아니스트가 탄생할 수 있진 않을까 생각합니다."

인간의 기본마저 무너져 브레이크가 고장난 차를 타고 무한 질주하는 세태에 안주를 외면하고 오지 섬으로 떠난 목회자와, 지역 예술가의 멋진 변신을 꿈꾸며 응원하는 분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여수넷통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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