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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 장관 앞에서 '진짜 사장' 만난 부산교통공사 하청 노조… "보여주기식 교섭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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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봉투법 시행 후 첫 공공기관 원·하청 간담회… 김 장관 "상생과 변화의 새로운 모델 기대"

27일 부산교통공사에서 열린 원·하청 상생 간담회에서 발언하는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 임병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노란봉투법(개정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조, 3조) 시행에 맞춰 원·하청 상생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공공기관 중 처음으로 부산교통공사를 찾았습니다.

27일 오전 부산교통공사에서 열린 원·하청 상생 간담회에는 김 장관을 비롯해 이병진 부산교통공사 사장, 오문제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 허명신 운영서비스지부장 등이 참석해 개정된 노조법 제2조의 현장 안착을 두고 각자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김영훈 장관 "공공부문이 모범 사용자 돼야"… 공사 측 "컨설팅 받으며 성실히 임할 것"

이날 간담회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개정 노조법 시행에 따른 공공기관의 선도적인 역할을 강조했습니다. 김 장관은 "부산지하철 노사가 원·하청 상생의 모범적인 모델을 만들어,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모순인 격차 해소에 기여해야 한다"라며 "개정 노동법 시행 이후 여러 우려가 있지만 곳곳에서 모범 사례들이 만들어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김 장관은 "공공부문이 모범적인 사용자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단순히 처우 개선을 넘어 노사 관계에 있어서도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의미다"라며 "부산교통공사가 상생과 변화의 새로운 모델이 되기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원청 당사자인 이병진 부산교통공사 사장은 법적 절차에 따라 교섭을 준비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 사장은 "지난 10일 노조법이 개정되면서 선제적으로 법이 정한 절차에 성실히 임하고자 외부 기관과 고용노동부의 컨설팅을 받고 있다"면서 "현장에서 오해나 갈등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상식적인 절차를 밟아 나가겠다"라고 밝혔습니다.

노조위원장 "일회성 이벤트여선 안돼... 사용자성 인정 단체협약 체결해야"

27일 부산교통공사에서 열린 원·하청 상생 간담회

ⓒ 임병도

부산지하철노동조합은 공사 소속 지부와 자회사(부산도시철도서비스) 소속 지부가 하나로 구성된 조직입니다. 노조는 법 시행 당일인 지난 10일, 자회사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원청(부산교통공사)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이날 모두발언 이후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오 위원장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계속해서 사용자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단체협약을 체결해야 한다"라며 "총인건비 가이드라인을 일반직과 무기계약직(공무직)으로 분리 발표해 노동자 간 갈등을 막고 양극화를 줄여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통상임금 범위 확대에 따라 오히려 인건비가 잠식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 차원의 근원적인 재원 대책이 필요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노동법 개정 이후 일부에서 제기된 '노노 갈등'에 대해 오 위원장은 "우리 노동조합은 2010년부터 16년째 자회사 노동자와 함께하며 서로 어떻게 같이 잘 살 수 있을지 고민해 왔다"라며 노조 간의 갈등과는 거리가 멀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오 위원장은 "교섭이 열려 사장님과 대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을 환영한다"면서도 보여주기식 교섭을 경계하며 원청의 책임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그는 "교섭의 결과는 파업을 하더라도 결국 합의서다"라며 "단순히 일회성 임금 합의서 한 장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영향을 줄 수 있는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원청 회피 꼼수 지시 여전… 열악한 노동 환경 개선해야

허명신 부산지하철운영서비스지부장 (좌) 오문제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우)

ⓒ 임병도

간담회 직후 기자와 만난 노조 측은 원·하청 상생 간담회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현장의 고충과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역설했습니다. 오 위원장은 정부와 원청, 노조, 하청이 만난 것은 환영하지만, 정작 하청을 움직이는 자회사가 빠진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자회사 소속 노동자들을 대표하는 허명신 운영서비스지부장은 원청의 사용자성 회피 꼼수를 지적했습니다. 허 지부장은 "원청이 하청 노동자에게 직접 지시를 하지 말고 관리·감독하는 수석이나 소장을 통해서만 지시하라는 지침이 내려간 상태다"라며 "현장에서는 급한 일이 생겨 빨리 뛰어가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데, 보고를 거쳐 지시가 내려오면 이미 늦어버린다"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육체노동을 하지만 샤워실과 대기실이 턱없이 부족하다"라고 토로했습니다.

부산지하철노조는 26일 대의원대회를 열고 운영서비스지부 단체교섭 요구안을 확정했습니다. 이날 운영서비스지부는 이전과 달리 원청인 부산교통공사를 상대로 ▲ 샤워실, 대기실 등 시설 개선 ▲ 자율안전 제도 개선, 터널물청소 안전대책 ▲ 과업현실에 기초한 인력설계 ▲ 통상임금 산입범위 확대에 따른 인건비 원가설계에 반영 등의 요구안을 별도로 결정했습니다.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개정 노조법 제2조는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을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하고 결정할 수 있는 원청을 사용자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자회사 노동자들은 역사 청소, 시설 유지보수 등 공사의 핵심 업무를 수행하는 만큼 부산교통공사를 '진짜 사장'으로 보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장관의 현장 방문을 계기로, 부산교통공사가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자회사 노동자들과 실질적인 단체협약을 이끌어내는 첫 공공기관 모범사례가 될 수 있을지 노동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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