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한의 상황실] 인터뷰 전문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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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초빙석학교수)은 15일 오마이TV '이병한의 상황실'에 출연해 퇴임 1년 간 소회, 카이스트 부임 계기, 재판소원 등 사법개혁 이슈에 관한 의견 등을 밝혔다.
ⓒ 박소희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초빙석학교수)은 15일 오마이TV '이병한의 상황실'에 출연해 퇴임 1년 간 근황과 카이스트 부임 계기, 재판소원 등 사법개혁 이슈에 관한 의견을 밝혔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①이다.
- 문형배 전 헌법재판관님 지금 제 옆에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 한 번 모시고 싶었는데 오늘 모셔서 정말 다행이고. 지난해 이맘때 퇴직하셨잖아요. 그 이후에 지금 카이스트 초빙석학교수가 되셨습니다. 먼저 오늘 인터뷰 호칭부터 좀 정리를 해야 될 것 같은데, 사람들에게는 문 교수님보다는 문 재판관님 이게 더 익숙한데 어떻게 부를까요?
"교수로."
- 아 그럴까요? 알겠습니다. 제가 첫 질문을 뭘로 할까 고민했는데, 워낙 많이 알려지기로 롯데 자이언트 팬으로 유명하시니까 프로야구 질문을 할까 이렇게 생각하다가 접었습니다.
"잘하셨습니다."
- 요즘 롯데가 (성적이) 조금 안 좋아서 시작부터 기분이 안 좋아지실 것 같아서 그건 안 하기로 하고 대신 이 질문으로 하도록 하겠습니다. 이 책이죠? <호의에 대하여>. 저자 소개에 이렇게 적혀 있더라고요. '정상에 오르지 않은 등산을 좋아하고 나무 이름에 해박하다. 독만권서 행만리로(讀萬卷書 行萬里路)를 지향하는 엄청난 독서광이자 산책광이다.' 이렇게 적혀 있고요. 또 서문에 또 이렇게 적혀 있어요. '자작나무라는 필명을 사용하게 된 사연을 눈여겨 보았으면 합니다'라고 적으셨어요. 왜 등산은 좋아하는데 정상에 오르는 건 안 좋아하시는지, 또 자작나무라는 필명이 얽힌 사연이 무엇인지 일단 우리 시청자 여러분들께 말씀해주십시오.
"일단 정상을 고수한다는 것은 목표가 있는 삶 하고 비슷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산에 가는 것은 친구들과 정을 나누기 위해서 가는 겁니다. 그 목적에 충실하려면 정상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그 생각이고요. 목표가 있는 삶과 목적이 있는 삶의 차이라고 생각하고. 자작나무라는 거는, 제가 블로그를 쓰다보니까 실명을 쓰니까 부작용이 좀 있더라고요. 필명으로 바꿔야 되겠는데 그때 제가 우연히 엽서를 보니까 '날으는 자작나무' 이렇게 있더라고요. '어 자작나무 좋은데' 해가지고 썼어요. 그런데 저는 그때까지만 해도 자작나무를 본 적이 없어요. 한참 뒤에 홋카이도에 가니까 자작나무가 있더라고요. 그걸 보고서 '아 제가 잘못 지었구나. 과하다.'
- 왜요?
"너무 귀티가 나는 거예요. 평범한 사람이 필명으로 쓰기엔 너무 귀티가 난다. 그런 내용들입니다. "
- 잘 어울리시는 것 같은데요. 그래도 한번 자작나무로 썼으니까 바꾸기 쉽지 않죠?
"네, 못 바뀌죠."
- 교수님이 헌법재판관을 퇴임하신 게 지난해 이맘때입니다. 2025년 4월 18일로 제가 기억하는데, 오늘이 15일이니까 정말 며칠 조금 모자란 딱 1년이 돼 갑니다. 그 전에 판사와 헌법재판관으로 있었던 게 38년이라고 들었어요. 말이 38년이지, 정말 긴 시간 동안 공직 생활을 끝내고 이제 시민으로서 1년 보내셨습니다. 지난 1년 어떻게 지내셨는지 그리고 어떤 시간이었는지 이런 것들을 한번 좀 궁금해요.
"뭐라고 정의할 수 없는데, 인생 이모작을 저는 잘 출발했다. 인생 1모작은 대체로 목표가 있는 삶에 충실했다, 이렇게 보면 인생 이모작은 목적이 있는 삶을 살겠다고 했는데 거기에 부합했다. 지금은 목적만 정하고 도달점을 정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걸 좀 해보겠다. 그렇게 해서 제가 카이스트를 갔었고요. 또 기대한 것만큼 보람이 있었고 그 책을 낸 것도 저는 한 번도 책을 낸 적이 없거든요. 그래서 책을 한번 해보자 그랬는데 기대 이상의 효과가 있었고 그 강연을 좀 해보자 했는데 그 강연도 재미있었고. 그래서 인생의 이모작을 잘 시작했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지난 1년이 만족스러우신가보네요.
"저는 그 전 1년보다 훨씬 좋습니다."
- 학교로 가고 싶다는 의사는 진작부터 말씀하셨고, 여러 대학에서 제안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왜 카이스트를 선택했는지 사람들은 좀 의아하기도 하거든요.
"일단은 공대 중심에 융합. 이게 좀 마음에 들었고요. 두 번째는 수도권이 아닌 대전. 이게 마음에 들었고요. 세 번째는 AI 준비가 가장 많이 되어 있는 대학에 카이스트입니다. 카이스트 교명(KAIST)에 AI를 넣어놓은 대학입니다. (19)71년도에 넣어놨습니다. 이 대학이면 좀 같이 해보고 싶다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 평소에 AI에 대해서 관심 많으셨어요?
"저는 AI 시대가 왔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 그렇군요. 그 부분은 조금 이따가 물어보는 걸로 하고, 원래 지방분권 이런 거에 관심이 많으신 건 제가 알고 있었는데 그래도 대학에서 일하는 거는 수도권에서는 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데 왜 굳이, 꼭 수도권이 아니어야 한다 이렇게 생각하셨는지.
"저는 지역 균형 발전을 하려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는 기업이 지방에 와야 되고요. 두 번째는 그걸 받쳐줄 인재가 있어야 됩니다. 그 인재를 길러 내는 곳이 대학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나라는 대학도 서울에 다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볼 때 서울에 있는 대학과 견줄 수 있는 대학, 지방에 있는 대학 중에 저는 카이스트가 상당히 유력하다고 보는 겁니다."
- 그런데 평생 그 재직하셨던 법 분야하고는 조금 다른 분야가 더 특화된 대학이잖아요.
"그렇죠."
- 로스쿨도 없고.
"의대도 없고."
- 그래서 사람들이 처음에는 약간 의아한데 이렇게 생각했을 것 같아요.
"그게 제가 던지고 싶은 메시지인데요. 지금의 위기는 공대생 따로 해결하고, 의대생 따로, 법대생 따로 이렇게 해결할 수 있는 위기는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협력해서 위기를 극복해야 됩니다. 그게 가장 잘 준비되고 실험해 본 대학이 카이스트입니다. 제가 아는 한. 제가 가자마자 항공우주공학과에서 이메일이 왔습니다. 강연 좀 해달라고. 그래서 제가 '항공우주공학에 대해서는 나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니까 '당신 잘 하는 거 말해라. 나머지는 우리가 다 알아서 듣는다' 이겁니다. 항공우주공학까지 뭘 만드는가 하면요 인공위성을 만듭니다. 발사체를 만듭니다. 그런데 제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 무슨 강의하셨어요?
"제가 이제껏 했던 법, 착한 사람들이 복을 알아야 된다. 그 다음에 후회하지 않으려면 이런 법칙을 따라야 된다 이런 이야기를 했죠. 그런데 그게 공대에도 적용이 된다는 겁니다. 후회하지 않는 법은 문과생이나 이과생이나 마찬가지 법칙의 적용을 받는다. 예를 들면 어제 카이스트에서 한 말은 장기적인 이해관계를 고려해서 결정을 해라. 그건 우리나 당신들이랑 똑같다. 단기적인 이해관계에 급급하면 결국 단기 성과에 친한 주제를 연구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그런 것들은 멀리 못 갑니다."
- 최근 어느 인터뷰에서 이미 카이스트 학생 2명과 진로상담을 하셨다고 밝힌 적이 있어요. 석좌교수가 진로 상담도 하나요?
"안 합니다. 이메일로 온 겁니다. '상담하고 싶다고.' 그래서 제가 시간이 있으니까 오라고 했죠. 한 학생은 카이스트 대학원을 가겠다고, 한 학생은 로스쿨을 가겠다고 그럽니다. 제가 한 시간 동안 들어줬습니다. 따로따로. 저는 아무 조언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다음 번에 또하자.' 상담이라는 거는 아시겠지만, 본인이 이미 답을 알고 있습니다. 들어줄 사람이 필요한 거죠."
-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하려고 딱 이렇게 적어놨는데 오간 얘기는 없네요.
"오고 간 게 아니고, (얘기가) 왔습니다."
- 최근에 강연을 하셨대서 주제가 뭔가 찾아봤더니 'AI 시대 법적 과제' 이거예요. 저도 내용을 한번 찾아서 훑어봤는데, AI 시대에 우리가 넘어야 할 허들로 세 가지를 꼽으셨어요. 첫째 허들이 개인정보 자기결정권, 두 번째가 저작권법, 세 번째가 AI 기본법 이렇게. 질문을 이렇게 던져볼게요. 이 시점에서 법률이 해야 할 역할이 AI 발전을 위한 엔진이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아니면 부작용이나 속도를 조절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저는 엔진과 브레이크가 균형을 잡아야 된다고 생각하지만, 현재 입법 상황은 브레이크에 치중돼 있다. 그러므로 지금은 엔진을 이야기해야 된다. 하나만 예를 들면, AI 모델을 만들려면 네 데이터나 텍스트를 복제 추출해야 됩니다. 그런데 법적인 규제가 뭐냐 하면 저작권법입니다. 저작권법의 원칙적인 모습은 동의를 받아야 돼요. 그런데 데이터나 텍스트가 얼마나 많습니까? 그걸 어떻게 동의를 받습니까? 그래서 EU나 일본 같은 나라 예외적으로 면책 규정을 뒀습니다. 일정한 조건 하에. 그렇게 해서 AI 모델을 만드는 겁니다. 우리는 예외 규정이 없습니다. 그럼 어떻게 텍스트나 데이터를 복제 추출해서 AI 모델을 만듭니까? 반면에 우리나라는 AI 기본법은 있거든요. AI 기본법은 대체로 규제입니다. 규제는 주고 엔진을 안 주면, 어떻게 우리가 서구의 앞서가는 기업들을 따라갑니까. 그 이야기를 했습니다."
- 언제부터 AI에 관심을...
"그냥 평균인의 수준 정도로 관심을 갖고 있다가 제가 퇴임을 할 무렵에, 나갈 때는 뭘 하나 가지고 나가야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아 내가 AI 쪽으로 특화시켜야겠다 생각했습니다."
- 최근 1년 동안 AI에 대해서 좀 많이 알아보셨겠습니다.
"이것저것 AI 모델도 써보고. 기사가 많이 나오지 않습니까? AI 기사는 계속 보고 있습니다."
- AI 모델 뭐 쓰세요?
"제미나이."
- 어떤 용도로 쓰세요.
"예를 들면, 제가 5월에 'AI는 법관의 양심을 생성할 수 있는가' 주제로 강연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첫 번째 일이 AI한테 물어봤습니다. 그러니까 AI 답이 '생성할 수 없다'고 합니다. 그 다음에 두 번째로 AI에게 저의 장래를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AI가 '사회적 원로로서 영향력을 유지할 것이다.' 이렇게 답을 줘서 '아 AI가 다 맞는 건 아니구나. 영향력이 소멸될 것이다.' 이게 저는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재밌습니다."
- 사람들이 흔히 하는 말 중에 하나가 '법률가도 AI가 충분히 대체할 수 있다.' 심지어 AI 판사가 더 낫겠다 이런 얘기들도 해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현재 부분적으로 대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그러나 AI는 법률가들에게 새로운 영역에 창조할 기회를 줄 거다. 이렇게 봅니다. 예를 들면 AI가 뭐에 대해서 보고서를 썼어요. 그 보고서가 맞는지 안 맞는지 누가 검증을 합니까? 그 분야가 이미 떴습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조정 화해가 잘 안 됐어요. 왜냐하면 내가 이길지 질지를 모르니까요. 근데 AI 모델을 받으면은, 내가 이길 가능성이 70%라는 답을 얻을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 조정을 할 수가 있죠. 중재를 할 수 있고. 그러니까 AI가 법률가를 대체하는 건 맞지만 AI가 법률가를 보충하는 것도 있다. 어느 게 우위일지는 가봐야 안다. 'AI가 이럴 거다.' 말하는 사람 제가 볼 때 사기입니다. 그렇게 예측할 수 있다는 게 불가능한 세상입니다.
- 이전부터도 조정, 화해 이런 것들을 강조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그 부분은 아무래도 AI가 대처하기 힘들겠죠?
"그렇죠. 자료는 줄 수 있지만 조정 그 자체는 AI가 대신 못합니다. 왜냐하면 조정, 중재에서 제일 중요한 게 타이밍입니다. 타이밍은 인간끼리 주고 받는 거지 AI가 '지금이다'라고 어떻게 알려줄 수 있겠어요."
- AI와 인간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뭐가 필요한 것 같으세요.
"저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AI가 인간을 통제하지 못하도록 법적인 규제도 만들어야 되고요. 인간들이 AI에 대해서 접근할 수 있는 권리를 보편적으로 누릴 수 있도록 보장을 해줘야 됩니다. 그래서 AI 대 인간이 싸우면 안 되고, 좋은 AI를 쓰는 사람과 AI를 못 쓰는 사람의 대결이 되도록, 그게 어떻게 합리적으로 개선될지 이런 문제들을 정치가 만들어낼 수 있는 겁니다."
- 결국 법과 제도가 어떻게 이루어지느냐. 이 문제라는 말씀이죠.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AI는 절대로 인간을 해칠 수 없다'라는 지침을 기술자들이 어떻게 프로그램에 반영될 수 있을지, 이걸 정치가 하는 것이지 그걸 기술자들이 어떻게 다 하겠습니까? AI 시대의 여전히 정치가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 이런 말씀을 학교에서 학생들한테 해주시는군요.
"예를 들면요. AI에는 어떤 수혜자가 적을 수가 있습니다. 그 부가 독점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부에서 소외된 사람들은 어떻게 할 건가 이라는 문제가 생깁니다. 그래서 미국에 있는 AI 기업가들이 지금 상당수가 기본소득을 이야기합니다. 그 기본소득은 정치의 문제 아닙니까? 그래서 정치가 AI 시대에 조금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된다. 그렇게 생각합니다."
*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BhdlcMKz5D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