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기자단 일일 수용자 체험] 열악한 시설, 과밀 수용 문제 도드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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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15일 수용자 일일체험에 나선 기자들이 안양교도소 복도에서 벨트형 포승장비에 묶여 이동하고 있다.
ⓒ 법무부
지난 15일 오전 안양교도소 입·출소실. '통용문'이라 이름 붙은 육중한 창살 철문 여러 개를 지나 도착한 곳이었다. 사복을 내주고 청색 수용복으로 갈아입었다. 신발은 흰색 고무신이었다. 수용복 가슴 오른편에는 '6상1', 왼편에는 '1982'라는 숫자가 박혔다. 안양교도소 6수용동 상층(2층) 1번 감방(수용거실) 수용자로, 이름 대신 불리는 수용번호는 '1982'라는 뜻이다.
'수용사실 통보원'에 아내 이름과 연락처를 적었다. 이곳에 갇혔다는 사실이 아내에게 전달될 터였다. 원래는 항문검사 등 정밀신체검사를 진행해야 했지만, 다행히 생략됐다. 플라스틱 식판과 수저를 들고 복도를 지나 수용거실로 향했다.
콘크리트 복도는 이곳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1963년 문을 연 안양교도소는 전국 교정시설 가운데 가장 오래됐다. 복도 1m마다 양쪽 벽면과 천장을 이어주는 지지대가 세워졌다. 지지대 위에는 온갖 배관들이 그대로 드러나 있었다. 어떤 벽은 기울어져 있었고, 천장에 구멍난 곳도 있다고 했다.
복도를 걸어가면서 다른 수용자들과 마주치기도 했고, 갑작스레 심정지 수용자가 발견돼 교도관들 무전기에서는 쉴 새 없이 다급한 목소리가 오갔다. 나중에 교도관들이 심폐소생술로 수용자를 살렸다는 후문이 들렸다.
수용자에게 주어진 자리는 0.43평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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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15일 안양교도소 수용거실의 모습.
ⓒ 법무부
6수용동 2층은 '취업 수용동'이라 불리는데, '사소'라 불리는 도우미 수용자가 지내는 곳이다. 이들은 모범 수용자로, 교도관들 지근거리에서 청소, 식사 배식, 물품 배분 업무 등을 하고 있다.
곧 감방 앞에 도착했다. 낡은 철문이 열렸고, 다른 수용자들과 함께 들어갔다. 이곳 감방은 대형 혼거실이라고 불리는데, 24.61㎡(7.44평) 크기다. 정원은 9명이지만, 17명이 들어갔다. 실제 수용 실태가 그렇다. 한 사람에게 돌아가는 자리는 0.43평에 불과했다. 당연하지만 사생활은 없다.
전국 교정기관이 과밀 수용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데, 그중 안양교도소가 으뜸이다. 수용 정원은 1700명인데, 현재 정원의 134.4%인 약 2284명이 수용돼 있다. 이마저도 며칠 전에 비하면 수용자가 다소 줄어든 것이다.
감방 양쪽 벽면에는 관물대와 침구류가 있었고, 한쪽엔 화장실이 있었다. 화장실 맨 안쪽에는 좌변기가 있었고, 그 앞쪽에서는 수도꼭지에서 플라스틱 통으로 물이 졸졸 흘렀다. 당연히 거울도, 세면대도 없었다.
외부로 향하는 쇠창살 창문 앞에 서니 저 멀리 아파트단지가 한눈에 들어왔다. 창문 아래엔 '수용자 생활 안내문'이 붙었다. 또한 1년이 모두 담겨 있는 달력이나 '기초질서 확립을 위한 삼진아웃제' 등의 공지문에 있었다.
창문에서 산들바람이 불어왔다. 4월이라 가능한 일이었다. 이곳 감방에 에어컨은 없고 선풍기 2대가 설치돼있었다. 과밀 수용 상황을 감안하면, 이곳에서의 여름나기는 끔찍하고 아찔할 것 같았다. 한 교도관이 말했다.
"과밀 수용은 사람을 미치게 합니다. 그것도 여름이라면..."
곧 점심시간이 됐다. 라디오 소리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복도 쪽으로 뚫린 작은 구멍으로 플라스틱 밀폐용기를 내보내니, 용기에 음식에 담겨 돌아왔다. 이날 메뉴는 밥, 된장찌개에 순대볶음, 상추, 깍두기였다. 수용자들이 직접 음식을 만드는데, 한 끼 비용은 1733원이다. 맛은 나쁘지 않았다. 각자 돌아가며 자기 식판을 설거지하는데, 갑자기 물이 끊겼다. 아래층에서 물을 많이 쓰는 경우 종종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했다.
잠시 머무르고 있던 감방을 나와, 4수용동 1층 조사·징벌 수용동으로 향했다. 교도소 내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등 소란을 피우거나 입실을 거부하는 경우, 이곳 독거실로 보내진다. 4.13제곱미터(1.25평) 크기인데, 2명이 머무른다. 두 사람이 누우면 공간이 남지 않는다. 10분도 안 돼 밖으로 나왔지만, 숨이 턱턱 막힐 지경이었다. 벽면에는 온갖 낙서가 있었는데, 가장 많은 것은 날짜를 센 흔적이었다.
"교정은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의 한 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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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4월 15일 안양교도소 수용동 복도 모습.
ⓒ 법무부
안양교도소 담장 밖으로 나온 건 반나절 뒤였다. 법무부 기자단의 일일 수용자 체험이라는 짧은 시간의 경험이었지만, 낙후된 시설과 과밀 수용 문제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교도관 숫자는 과밀 수용을 따라가지 못한다. 안양교도소에서 수용자를 관리하는 보안과 직원은 모두 266명이다. 야간근무자를 제외하면 주간에 보안과 근무자 1명이 50~100명의 수용자를 관리하고 있다.
지난 2024년 9~10월에 진행된 교정공무원 정신건강 실태분석에 따르면, 최근 과밀수용으로 인한 교정사고가 급증해 직무스트레스가 커지는 등 전반적인 마음건강 문제가 두드렸다. 자살계획 경험률은 일반 성인에 비해 2.7배 높았다.
한 교도관은 "교정은 경찰, 검찰, 법원과 함께 대한민국 사법시스템의 한 축이지만 가장 저평가를 받고 있다"면서 "교도소는 밑바닥 인간 군상이 다 모이는 곳이다. 교정공무원 처우에 대해 우리 사회가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안양교도소 현장 진단에 나선 정성호 법무부장관은 "20년 전에도 신축 이전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던 안양교도소의 모습이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은 현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열악한 환경에서는 교정·교화가 이뤄지기 어렵다. 재범률을 낮추기 위한 사회 안전 비용이라는 측면에서, 교정시설에 더 많은 예산이 투입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