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간병 기획 두 번째 시간입니다.
비싼 간병비 때문에 생업마저 포기하고 직접 가족을 돌보는 사례가 적지 않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는 간병의 무게에 "죽어야 끝난다", "지옥 같다"는 절망적인 말까지 나오는데요.
한범수 기자가 여러 사연을 들어봤습니다.
【 기자 】
["생활고, 사회적 관계 단절"]
13년 전 뇌출혈로 쓰러진 남편을 보살피는 이은희 씨.
24시간 내내 곁을 지키며 마비된 부위를 주무르고, 수건으로 몸을 닦아주는 일이 일상이 됐습니다.
간병인을 쓰고 싶었지만, 하루 15만 원에 달하는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혼자 버팁니다.
오랜 시간 생계 활동을 포기하면서 생활고에 시달렸고, 사람들과의 관계도 자연스레 멀어졌습니다.
▶ 인터뷰 : 이은희 / 뇌출혈 남편 간병
- "저희가 종교를 믿고 있지만, 교회도 못 가고, 사람도 못 만나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도 있었어요. 아이 버리고, 남편 버리고."
["나까지 아프니…자식에게 이중 부담"]
70대 여성 이 모 씨 역시 간병비 부담 때문에 치매에 걸린 남편을 4년간 직접 돌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머리와 무릎 등에 통증이 생겨 자신마저 간병이 필요해졌습니다.
이제는 아들이 생업을 내려놓고 이중의 간병 부담을 떠안게 될지도 모릅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치매 남편 간병
- "나 지옥 안 가봤지만, 지옥도 이거보다는 덜할 것 같아. 너무너무 힘들고."
["죽어야 끝난다"]
출구 없는 간병은 비극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지난해 부산에서 60대 남성이 치매에 걸린 친형을 죽여 체포됐고, 충남 홍성에서는 60대 남성이 투병 중인 아내를 살해해 구속됐습니다.
이 같은 비극이 반복되면서, 2006년부터 2023년까지 확인된 간병 살인 사건만 228건에 달했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치매 남편 간병
- "가는 길밖에 없어요, 둘 다. 어떻게 하겠어요."
간병의 무게를 더 이상 개인에게만 맡겨둘 수 없는 상황.
▶ 스탠딩 : 한범수 / 기자
- "가족 간병 가구를 정기적으로 파악해 극단 상황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하는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한범수입니다."
영상취재 : 박창현 VJ
영상편집 : 김진혁
그래픽 : 정민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