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택시와 같아⋯규제 조항 우회하면 시장 혼란
헌법재판소 / 출처 : 연합뉴스
술에 취하거나 다친 때에만 렌터카 대리운전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한한 현행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습니다.
플랫폼 운송업이 유사 택시업으로 변질되는 것을 막으려는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여객 운수업의 공공성과 시장 질서 유지 등 공익이 플랫폼 사업자들의 직업의 자유보다 중대하다는 취지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6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34조 2항 2호에 대해 제기된 헌법소원을 재판관 8대1 의견으로 기각하고 합헌 결정을 내렸다고 오늘(29일) 밝혔습니다.
여객자동차법 34조 2항 2호는 자동차 임차인이 주취, 신체 부상 등으로 직접 운전이 불가능한 경우 대리운전을 이용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청구인들은 이 조항이 죄형법정주의의 명확성 원칙에 반하고 자신들의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지난 2022년 10월 헌법소원을 냈습니다.
청구인들은 스마트폰 앱으로 승차 공유 서비스를 제공해 온 업체로, 렌터카와 대리운전을 결합한 서비스를 내놨습니다.
승객이 앱에서 배차 요청을 하면 렌터카 업체와 승객이 목적지까지 이동하는 동안 자동차 임대 계약이 체결되고, 대리기사를 알선해 주는 구조입니다.
사실상 택시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여객자동차법상 일반 자동차가 돈을 받고 승객을 태워주는 행위를 금지함에 따라 한때 이러한 형태의 플랫폼 서비스가 다수 등장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건전한 상식과 통상적 법 감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주취', '신체 부상'의 의미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어 명확성 원칙에 위반되지 않고, "사실상 택시운송사업과 중복되는 사업을 하면서도 택시업에 적용되는 엄격한 규제를 우회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면 시장 질서 혼란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운송 서비스를 사실상 전면 제한하고 있어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 반한다는 청구인의 주장에 대해서도 "여객운송서비스의 공공성과 조화로운 시장 질서 유지의 필요성 등을 고려할 때 특정한 형태의 사업을 여객자동차법 규율 체계에 포섭해야 할 당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다만 김복형 재판관은 "시장에 진입하려는 신규 사업자는 새로운 여객운송사업을 영위할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받게 돼 이로 인한 기본권 제한 정도가 결코 경미하지 않다"며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